[김가영 기자] 1년 가까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암호화폐(코인) 시장이 다시 한 번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이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S10을 발표한 이후부터다.

삼성은 지난달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서 갤럭시S10이 암호화폐 4종 지원을 알렸다. 해당 암호화폐는 각각 비트코인, 이더리움, 엔진코인(Enjin Coin), 코즘(COSM)이다.

◆ 4종의 암호화폐, 블록체인 디앱 시대 오나

갤럭시S10에는 암호화폐 지갑 즉, 개인키 저장소인 ‘키스토어’가 내장되어 있다. 스마트폰에 지갑이 있으면 여러 디앱(DApp: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거나 결제하기 쉬워진다.

갤럭시S10에 탑재된 4종의 암호화폐 중 코즘은 뷰티 소셜플랫폼 디앱인 ‘코스미’의 보상형 토큰이다. 갤럭시 S10에는 코스미 어플리케이션이 기본으로 탑재돼 어플리케이션의 사용자 수가 늘어나면 디앱 상용화의 시동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진코인은 게임 아이템 거래를 주목적으로 발행된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다. 엔진코인 플랫폼은 서로 다른 게임들이 동일한 가상자산(아이템)들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또 결제 사기 및 아이템 복사 문제, 유저 소유권, 재산권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전세계 40여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엔진코인의 블록체인 플랫폼과 아이템 표준을 채택했다.

한편, 갤럭시S10은 지난주 출시와 동시에 높은 인기로 ‘품귀현상’을 보였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 보고서를 통해 갤럭시S10의 올해 출하량이 예상치보다 30% 늘어난 4000만~4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의 2018년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발표에 따르면 삼성은 7천만대로 세계시장 점유율 18.8%를 차지해 1위를 고수했다.

◆ 갤럭시 효과로 시장 상승세

암호화폐 시장은 ‘갤럭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300만 원대로 추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5일 MWC 발표 이후 45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갤럭시S10에 탑재된 엔진코인과 코즘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2월 25일 0.036달러에 불과했던 엔진코인은 3월 10일 0.24달러까지 치솟았다. 거래량도 225만 달러에서 2억1900만 달러로 급증했다.

25일 기준으로 0.013달러였던 코즘은 지난 10일 0.075 달러까지 올랐다. 거래량은 13만 달러에서 5억 달러까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