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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절대 양보하지 않는 ‘집착’”
팍스넷뉴스
2019.05.10 10:07:00
남지희 마켓비 대표② “집착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힘”
매일 수백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생기고 오프라인 상점이 문을 연다. 수많은 사람이 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지만 살아남는 사람은 극소수다. 치열한 커머스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거대한 성공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커머스의 달인들이 꼽은 ‘내가 성공한 3가지 이유’를 들어본다.

[팍스넷뉴스] Q.‘집착’을 성공의 두 번째 이유로 꼽았습니다. 대표님의 집착을 보여주는 사례를 말씀해주세요.


전 세계 가구·인테리어 관련 페어(박람회)에 주기적으로 가고 있어요. 새로운 상품을 보고 현지 업체와 네트워킹하는 게 목적이죠. 몇 년 전에 인도에서 열리는 페어에 참석했었어요. 페어를 조사하는 해외 담당 직원이 인도의 큰 가구 OEM 제조사, 브랜드사가 모두 모이는 페어가 있다고 해서 인도까지 갔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동네 벼룩시장 정도의 행사더라고요. 당연히 제대로 된 현지 기업은 구경도 할 수 없었고요. 그냥 돌아오면 되는데 ‘여기까지 와서 빈손으로 갈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정을 열흘 잡고 왔는데 그 안에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 내고 말겠다는 집착이 생겼죠.


▲해외 가구 박람회에 참석한 남지희 마켓비 대표(사진 가운데)

Q.현지 행사에서 유의미한 기업을 하나도 만날 수 없었는데 어떻게 성과를 만든 건가요.


행사장에서 델리가 멀지 않았어요. 비행기를 타고 델리로 가 현지 상공회의소를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현지 가구, 인테리어 공장 정보를 요청했어요. 그렇게 1위부터 10위에 해당하는 현지 기업 정보를 받고 직접 한 곳 한 곳 찾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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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60년 동안 이케아에 러그를 납품한 ‘러그리퍼블릭’이라는 회사였어요. 여기 대표님은 경제 매체 ‘포브스’에 인도를 대표하는 기업가로 소개되기도 하고 1년에 10만개의 러그를 저소득층에게 나눠주는 사회운동도 하는 분이에요. 인도를 대표하는 기업가이자 사회운동가로 유명한 분이죠. 이분을 만나 마켓비와의 계약을 설득했어요. 러그리퍼블릭의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팔겠다고 설명했어요. 이를 통해 충분한 물량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강조했고 독점으로 계약할 수 있었죠. 현재는 러그리퍼블릭과 연 10억원 이상 거래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인도에 체류하는 열흘 동안 10개 기업을 다 찾아갔고 모든 기업과 계약을 맺을 수 있었어요. 사실 이 기업들은 인지도가 탄탄하고 거래 물량도 넉넉해서 웬만한 페어에는 참석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일반적인 루트로는 절대 관계를 맺을 수 없었어요. 우연한 계기에 ‘절대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다’라는 집착이 더해져 좋은 파트너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마켓비가 계약한 인도의 러그리퍼블릭

Q.거래처 확장은 마켓비의 오늘을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마켓비의 미래를 만드는데 대표님의 ‘집착’이 발휘된 적은 없었나요.


가구업은 다른 비즈니스와 달리 매우 넓은 공간이 필요한 사업이에요. 가구가 물리적으로 차지하는 공간이 크니까요. 이 가구를 보관할 창고를 확보하는 게 기업 성장과 직결돼 있어요. 그런데 창고 하나 짓는 일이 기가 빨린다고 할까요, 엄청나게 큰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에요.


일단 비용이 많이 들어요. 보통 창고 규모가 1만평가량인데 이런 창고를 하나 짓는데 대략 200억원이 필요해요. 돈도 돈이지만 과정이 정말 힘들어요. 마켓비 창고는 파주에 있는데 파주는 인근에 군부대가 많아 창고를 지으려면 먼저 군과 협의를 해야 해요. 이후 환경타당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만 1년 이상이 걸려요. 더 힘든 건 적당한 땅을 구입하는 건데 매매가 정말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100억원에 땅을 판다고 해서 내부에서 힘들게 의사결정을 하고 제반사항을 다 알아본 후 계약금을 가지고 가면 그 가격에는 땅을 안 판다고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에요. 단순 변심이 대부분인데 계약 전이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럴 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어요. 생각해보세요, 100억원이나 주고 물건을 사는데 그 결정 과정이 얼마나 길고 힘들었겠어요. 어렵게 결정했는데 하루아침에 안 판다고 하면 정말 막막하죠.


Q.창고를 짓는 과정이 힘든 만큼 내부의 반대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꼭 창고를 지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3년 전에 추가로 창고를 짓겠다고 할 때는 내부 반대도 컸어요. 그 전에 창고를 지을 때 너무 고생했으니 조금 쉬었다 가자는 목소리가 있었어요. 지금은 확장이 아니라 정리해야 할 시기라는 의견이었죠.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정리는 언제든 할 수 있지만 확장은 그렇지 않잖아요. 확장도 타이밍이 맞아야 하는 건데 저는 당시 타이밍이 좋다고 봤어요. 토지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황이었고 마침 마음에 드는 매물도 있었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건 미래를 위해 빨리 성장통을 겪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었어요. 모로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곳곳의 우수 거래처와 연결되면서 라탄, 티크우드 등 새로운 소재의 제품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이들 제품을 취급하려면 창고가 더 필요했고요.


자동차가 가려면 연료가 있어야 하잖아요. 가구업은 이 연료가 공간인데 이 공간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 아예 시작을 못하거나, 시작해도 성장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 공간을 준비하는 게 미래 성장을 위한 연료를 확보하는 거고, 그렇다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한 마디로 추가 창고 마련에 집착이 생겼어요. 당장의 어려움을 성장통으로 생각하고 창고를 확대해야 한다고 내부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작업을 진행했어요.


▲파주에 위치한 마켓비 창고 외부 모습

Q.창고를 짓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는 없었나요.


가구업계에서는 창고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매출 100억~200억원 수준에서 그칠 거면 창고 안 지어도 돼요. 그 정도에서 만족하면 편하죠. 하지만 저는 한 번 시작하면 끝은 보는 성격이에요.(웃음) 초등학교 6학년 때 속리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었어요. 친구들 대부분이 중간 정도 오르다 말았는데 저는 산 정상까지 올라갔어요. 성격이 그래요. 산을 오르면 정상까지 가야지, 중간에 내려오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사업도 마찬가지예요. 한번 시작했으니 힘들어도 끝까지 가보자는 게 제 생각이었어요. 그러니 창고를 짓지 않고 매출 200억원 수준에서 만족할 수는 없었어요.


Q.창고를 짓는 일은 어떻게 마무리됐나요. 이로 인한 현재 상황도 궁금합니다.


3년전이 좋은 기회였다고 판단했고 내부를 설득해 결국 창고를 지었어요. 속 썩이던 토지 문제도 결국 당초보다 15% 더 비싸게 매입하면서 해결했고요. 이때 창고를 지으면서 처음으로 빚을 냈어요.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죠. 이렇게 현재 총 1만8000평(보유 대지 5만평)의 창고를 확보했고 새로운 공간에 새로운 아이템을 채우면서 더 큰 성장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어요. 창고를 짓고 2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2018년 415억원으로 성장했어요. 2019년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것도 충분한 공간이 마련됐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연료가 없어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는 상황은 없을 거예요. 제 성격대로 끝까지 가기만 하면 되는 거죠.(웃음)


솔직히 말해서 현재 매출 수준은 마켓비가 가진 역량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더 많이 할 수 있고, 더 잘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어떤 부분을 개선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저와 모든 팀이 함께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파주에 위치한 마켓비 창고 내부 모습

한편, 마켓비는 2005년 이케아 병행수입 기업 ‘이케아비’로 최초 설립됐다. 2009년 자체 브랜드 ‘마켓비’를 론칭하며 국내 1위 온라인 가구 쇼핑몰이자 자체 브랜드 제조사로 도약했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우수한 디자인을 앞세워 ‘마켓비 국민 서랍장’, ‘마켓비 국민 선반’ 등 메가 히트작을 쏟아내며 2018년 4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혼자서 이케아 병행수입으로 창업해 마켓비를 키워 낸 남지희 대표는 화장품과 아동의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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