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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빅5 건설사도 몸 사린다
이상균 기자
2019.02.12 10:06:00
4년간 수주잔고 44조 감소…올해 매출 목표치 대거 하향 조정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부동산 시장의 끝물이 도래하면서 건설사 실적에도 변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건설사들조차 올해 실적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2014년부터 이어진 달콤한 호황이 끝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보릿고개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4년전 200조원을 넘던 대형 건설사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170조원대로 줄어들었고 70조원이 넘던 연간 신규수주도 60조원 미만으로 하락했다.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주택사업은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가 확연하고 해외사업은 좀처럼 수주잔고가 늘지 않고 있다.


◆해외 수주잔고 47.6% 줄어


12일 팍스넥뉴스가 5대 건설사(삼성물산 건설·현대·대우·GS·대림산업 건설)의 2015년과 2018년 수주잔고를 비교한 결과 20.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217조원에 달했지만 매년 꾸준히 감소하며 지난해 173조원을 기록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물산으로 -30.3%다. 40조원에서 27조원으로 줄었다. 이어 대림산업(-29.1%), 대우건설(-25.9%), 현대건설(-16.7%), GS건설(2018년 3분기 기준, -4.5%)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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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신규수주도 73조원(2015년)에서 58조원(2018년)으로 20.1% 감소했다. 대림산업의 감소 폭이 -32.2%로 가장 컸고 이어 대우건설(-27.3%), 삼성물산(-26.5%), GS건설(-18.3%), 현대건설(-3.9%) 등이다.



수주 실적을 국내와 해외로 나눠 살펴보면 지난 4년간 건설업계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4대 건설사(2018년부터 수주실적을 국내·해외로 구분하지 않는 대림산업은 제외)의 신규수주 총액은 60조원(2015년)에서 50조원(2018년)으로 1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5대 건설사의 감소 폭(20.1%)과 비슷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국내 수주가 9.4% 감소한 반면, 해외 수주는 이보다 세 배 이상 많은 30.6%가 줄었다. 수주잔고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2015년 186조원에서 지난해 151조원으로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주는 6.7% 늘어난 반면, 해외 수주는 47.6%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2015~2018년은 국내 건설시장이 부동산과 주택 경기 활황세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던 시기다. 2014년까지만 해도 5대 건설사의 주택 비중은 20~30%를 맴돌았지만 지난해에는 대부분 50%를 넘었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수익성 높은 정비사업을 대거 수주하면서 이익률도 크게 높아졌다. 주택사업 매출 총이익률은 12~15%를 웃돌았다.


반면 해외 수주 시장은 찬바람이 불었다. 중동에서 수주한 플랜트 사업에서 대거 손실이 발생했고 이들 사업장을 관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해외수주 심의도 엄격해졌다. 저가 수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수익성 높은 해외 프로젝트만 선별했다. 결과적으로 해외 수주가 급격히 줄면서 수주잔고 감소로 이어졌다.


대우건설·대림산업, 올해 매출 10조도 어려워


해외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은 주택경기 호황을 발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성장 가도를 달렸다.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동산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더 이상 주택사업 실적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해외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건설사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해외사업 없이 한쪽 날개만으로 버티는 것에도 한계가 찾아온 것이다.


실제로 5대 건설사의 매출액 합계는 2015년 59조원에서 2017년 62조원으로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6590억원에서 2조4520억원으로 47.7% 늘어났다.



부동산 경기 하락이 본격화한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60조원으로 정점이었던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조8130억원으로 55.5% 증가했다. 기존의 주택사업 수주잔고를 실적으로 반영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올라간 것이다.


주목할 점은 대형 건설사들도 올해 목표 매출액을 낮게 설정했다는 점이다. 4년간의 수주잔고 감소로 곳간이 비워지면서 건설사들도 올해부터는 양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 10조6050억원을 기록했던 대우건설은 올해 목표액을 8조6400억원으로 잡았다. 전년대비 18.5% 감소한 금액이다. 대우건설의 수주잔고는 2015년 40조원에서 지난해 29조원으로 25.9% 줄었다. 국내 수주 감소 폭(-13.4%)보다 해외 수주 감소 폭(-61.2%)이 네 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10조9861억원의 매출액(유화사업 포함)을 올린 대림산업은 올해 목표치를 16.2% 감소한 9조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5년 전인 2014년 매출액(9조2947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올해는 이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건설부문 매출액도 2017년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8조원대로 하락했다. 대림산업 전체 매출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건설 매출액은 7조원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GS건설조차 올해 매출 목표액을 11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 낮춰 잡았다. 현대건설도 올해 매출 목표치를 전년대비 1.6% 증가한 17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 4년간 건설업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양적 성장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건설사, 올해 수주 확대에 초점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은 수주 확대와 수익성 증가에 쏠려 있다. 올해 매출액 감소를 막을 수는 없지만 수주잔고를 늘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업황 악화에 대비해 이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신규수주 목표치를 24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 4년(2015~2018년)간 연간 최대 수주 기록인 21조원(2017년)을 경신하는 규모다. 여기에 영업이익 목표치를 1조원으로 잡아 3년 만에 ‘1조 클럽’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GS건설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올해 신규 수주 목표치를 13조원으로 잡았다. 역시 지난 4년간의 연간 기록치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신규수주 금액이 9조원대로 줄어든 대우건설도 올해는 목표치를 10조 56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전년대비 11.2% 증가한 금액이다.


2017년 신규수주가 6조원대로 추락했던 대림산업은 지난해 8조원에 이어 올해는 10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10조원대에 머물던 삼성물산도 올해 목표치를 11조원으로 늘려 잡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불황은 지방에서 시작해 수도권을 거쳐 서울에 상륙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대형 건설사들조차 올해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것은 지방에 자리 잡은 중소형 건설사들은 이미 불황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변수는 올해 예비타당성을 면제받은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발주할 예정이라는 점”이라며 “다만 이들 SOC 사업이 건설사의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건설사의 실적 악화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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