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현대건설의 임직원은 6625명을 기록했다. 인력 규모가 역대 최대였던 2013년(7468명)과 비교하면 710명(-11.2%) 줄어든 것이다. 감소 폭은 2014년(-242명)이 가장 컸고 2015년(-95명)이 가장 적었다. 특이하게도 5년간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소폭(평균 142명 감소)의 인력 감소가 꾸준히 이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전체 인력의 5%가량이 퇴사 및 이직 등으로 자연스럽게 감소한다”며 “5년간 소폭이지만 인력 감소가 지속됐다는 것은 인력 증가를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력 감소와는 반대로 지난 5년간 현대건설의 실적이 비교적 호조를 보였다는 점도 이채롭다.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영업이익률도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손꼽히는 5%대 이상 나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액 12조 2645억원, 영업이익 677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5년간 사업부별 인력 추이를 살펴보면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인력 규모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플랜트와 전력사업부다. 이들 사업부 인력은 2013년 2352명(플랜트 1583명, 전력 769명)으로 전체 사업부 중 가장 많았지만 매년 줄어 2016년 1762명이 됐다. 2017년 플랜트와 전력 사업부를 통합한 뒤에도 감소세가 이어져 올해 3분기 1474명이다. 2013년과 비교하면 878명(-37.4%) 줄어든 것이다.

토목사업부도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013년 1954명에서 올해 3분기 1564명으로 390명(-20%) 감소했다. 그나마 토목사업부는 지난해 1508명에서 올해 56명이 늘어나는 반등세를 보였다.

지원사업부는 인력 규모의 변동이 심했다. 2013년(1251명)과 비교하면 올해 3분기 1338명으로 87명 늘긴 했다. 다만 2013년부터 3년간 매년 인력이 증가해 2016년 1733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95명을 내보낸 것이다.

반면 칼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건축사업부(주택 포함)는 인력이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2013년 1911명에서 올해 3분기 2249명으로 338명(17%) 늘어났다. 국내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라 인력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기던 2014년 1730명으로 줄어들었지만 경기가 점차 살아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매년 인력이 늘어났다. 현재 인력 기준으로 현대건설 최대 사업부에 등극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건축사업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평균 급여에서도 사업부별로 미세한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 기준으로 급여 총액이 가장 많은 곳은 지원사업부로 7500만원이다. 건설사의 경우 현장 근무자들의 급여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대건설은 예외였다. 이어 건축(6600만원), 플랜트(6500만원), 토목(6100만원) 순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고재무자(CFO) 출신인 박동욱 대표의 영향 때문인지 현대건설은 재무부서 등 지원사업부의 입김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