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ICO’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편집자주] 수많은 암호화폐공개(ICO)가 출사표를 던졌다. 암호화폐 투자 광풍을 등에 업고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쉽사리 돈맛을 봤다. 하지만 그 역풍은 엄청났다. 부실한 ICO 프로젝트들이 출현하자 투심은 악화됐고, 잣대는 엄격해졌다. 위기는 기회일까. ICO에 닥친 부메랑 탓에 실제 사업을 기반으로 한

현재 블록체인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콘텐츠 프로토콜이다.

콘텐츠 프로토콜은 ㈜왓챠(Watcha)의 싱가포르 완전 자회사가 진행하는 리버스(Reverse) ICO(암호화폐공개)다. ㈜왓챠는 콘텐츠 추천 서비스 왓챠와 동영상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왓챠의 가입자는 약 450만명으로 알려졌다.

‘왓챠·왓챠플레이’라는 검증된 서비스가 콘텐츠 프로토콜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 콘텐츠 포로토콜을 주목하는 이유다.

자본시장에서도 ㈜왓챠는 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러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벤처스가 스타트를 끊었다. ㈜왓챠는 카카오벤처스의 1호 투자처다. 2012년 8억원의 씨드 투자를 유치했다. 2013년과 2016년 각각 27억원(시리즈A), 55억원(시리즈B) 어치 투자받았다. 지난해에는 네오플럭스·아주IB투자·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MG인베스트먼트·송현인베스트먼트·해시드 등으로 부터 총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C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 총 유치 금액은 210억원이다.

◇Pre-ICO 밸류에이션 700억 수준 예상

㈜왓챠는 2011년부터 약 8년 동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왓챠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현재 주식 수는 26만283주다. 보통주식(11만9170주)과 전환상환주선주식(RCPS, 13만3113주)·제2종전환상환우선주식(8000주) 등으로 이뤄졌다. 거듭 투자를 유치하면서 주식 수가 불어났다.

㈜왓챠의 자금조달은 크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RCPS로 이뤄졌다. BW 경우 총 두 차례에 걸쳐 찍었다. 1회 사모 BW는 2016년 7월 국내에서 14억500만원 규모로 발행됐다. 행사가격은 10만원이다. ㈜왓챠는 2016년 8월 150만달러(한화 약 17억원) 규모의 해외 BW를 찍었다. 행사가격은 마찬가지로 10만원이다.

RCPS를 통한 자금조달은 BW 대비 활발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6년 12월 등기된 RCPS 경우 2017년 12월 31일 기준 왓챠플레이의 유료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전환가격이 책정돼 있다. 과거 ㈜왓챠의 발행 내역을 감안하면 해당 RCPS의 조정비율은 ‘100/120’으로 추정된다. 이를 대입한 조정 전 전환가격은 10만원이다. BW의 행사가격과 동일하다.

앞서 발행된 RCPS에는 2015년 12월 31일 왓챠의 총 회원수를 기준으로 전환가격이 설정됐다. 전환가격의 조정가격은 6만6667원이다. 조정비율 ‘100/120’을 대입하면 조정 전 전환가격은 8만원이다. 앞서 찍힌 RCPS의 전환가격(10만원)과 비교했을 때 ㈜왓챠의 기업가치 상승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환가격 10만원에 현재 총 주식 수를 곱하면 기업가치는 약 260억원이다. 하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더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등기부등본 상 가장 최근 발행된 제2종RCPS(지난해 8000주 발행)의 전환가격은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박태훈 ㈜왓챠 대표에 따르면 ㈜왓챠는 최근 전년 대비 두 배 정도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확장세를 감안하면 전환가격은 앞서 발행된 것의 전환가격인 10만원에서 2배 정도 뛰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진행한 ICO 전의 기업가치는 7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몸값의 키, 유료서비스 ‘왓챠플레이’

㈜왓챠의 기업가치의 핵심은 왓챠플레이다. 왓챠플레이는 2016년 1월 ㈜왓챠가 출시한 월정액 VOD 스트리밍 서비스다.

2016년 12월 등기된 RCPS 경우 ‘2017년 12월 31일까지 회사가 서비스하는 왓챠플레이(Watcha Play)의 월 유료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넘은 적이 없을 경우 전환가격을 8만원으로 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왓챠플레이의 월 유료가입자 수에 따라 기업가치가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왓챠는 현재 왓챠플레이 가입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왓챠가 왓챠플레이의 일본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봤을 때, 왓챠플레이 가입자 수 확대를 핵심 사업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행내역을 봤을 때 왓챠플레이의 월 유료가입자 수가 향후 ㈜왓챠의 투자 유치에 핵심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입자 수가 많을수록 발행사인 ㈜왓챠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