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 기자] 블록체인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싸이월드의 기업가치는 얼마나 될까.

싸이월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클링(clink)에 따르면 과거 싸이월드의 사이버 머니 도토리를 통해 창출된 연간 수익은 1억달러(약 1124억원)다. 2000년대 초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산업 내 압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상당한 현금창출력을 이뤘다. 할인율의 크기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과거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경우 높은 몸값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의 기업가치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만큼 수익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투자 내역을 보면 이를 가늠할 수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를 2003년 인수한 뒤 2014년 분사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보유한 싸이월드의 상환우선주(RPS)를 1000원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가치를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6년까지 가치평가액은 2억원이다. 이에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에 대한 RPS는 회수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장부가액 1000원을 제외하고 전액 손상인식했다”고 설명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 중국법인(CYWORD CHINA(Holdings) LTD.)과 베트남법인(CYWORD VIETNAM(Holings) LIMITED,)의 지분에 대해서도 가치를 매기지 않았다. 2017년 말 현재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 중국번인과 베트남법인의 지분을 각각 46.15%, 40% 보유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두 법인이 청산절차를 진행 중이며 청산완료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 경우 회계 기준에 따라 보수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업가치는 이보다 높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는 최대한 보수적인 눈높이로 작성을 하게 된다”며 “싸이월드의 실제 기업가치는 최근 투자이력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2017년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월드의 밸류에이션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싸이월드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2017년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총 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CB의 전환가액은 1565원이다. 현재 싸이월드의 주식 수는 총 328만 5008주(보통주 288만 5008주, 우선주 40만 주)다. 전체 주식 수에 전환가액을 곱한 값은 약 51억원이다. 삼성벤처투자의 투자금과 CB 발행으로 유입된 현금 등을 감안할 경우 130여억원 정도의 기업가치가 산출된다. 이번 거래소공개(IEO·Initail Exchange Offering)로 확보한 자금을 고려하면 150억원 안팎의 밸류에이션이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7년 투자 때와 비교해 현재 밸류에이션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주력 사업에서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호적인 기업가치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