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세계-KT&G 컨소시엄은 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인수하기 위한 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와 KT&G가 각각 3000억원을 투자하고 5000억원은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대출 및 투자를 받아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입 및 개발을 실시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만 1조 1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의 시공사는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보유했던 한진중공업이 맡기로 했다.

동서울터미널 부지 개발을 위한 걸림돌도 사라진 상태다. 동서울터미널은 1987년 문을 연 이후 시설노후화와 터미널 용량 초과, 혼잡한 주변 교통 환경 등으로 꾸준히 재개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소유주인 한진중공업은 2017년 8월 서울시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개발사업을 제안했다. 이곳에 터미널과 호텔, 업무시설, 관광·문화시설을 결합한 연면적 29만㎡, 지하 5층~지상 32층 규모의 건물을 짓는 안이다. 건폐율 51%, 용적률 373%를 적용했다. 현재 지상 1층에 위치한 터미널의 승·하차장과 주차장을 지하화(지하 1~3층)하고 시설 규모도 현재의 12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착공 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예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진중공업과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개발사업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실제 착공이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동서울터미널 부지 개발사업의 매출규모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3㎡당 2300만~2600만원을 적용할 경우 개발매출은 1조2000억~1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정확한 토지비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3000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초 한진중공업은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한진중공업 자율협약을 2년 연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총수인 조남호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한데 이어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비주력자산을 매각하라는 압박이 강해졌다. 이중에는 장부가액으로 3400억원 규모인 동서울터미널 부지도 포함됐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에 KT&G와 신세계가 뛰어든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KT&G는 자사가 보유한 다수의 부동산 개발을 추진했지만 외부에서 대규모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는 이번 사업이 낯설지 않다. 이미 서울 반포의 고속터미널을 센트럴시티로 개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 사업에는 어떤 차별화를 선보일지가 관심사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동서울터미널 인근 테크노마트도 노후화돼 이 지역은 재개발이 불가피했다”며 “KT&G와 신세계가 상당한 개발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개발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개발 방향 및 투자규모에 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