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기자] 금융권에서 한 때 내로라했던 원로 인사들이 블록체인 업계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도박 등 사행성 산업으로 취급 받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업계를 양지로 이끌 전도사가 될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 10일 차기 회장에 오갑수 전 금감원 부원장을 내정했다. 오 회장은 SC제일은행 부회장과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고 2017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 캠프의 금융경제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글로벌금융학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오는 24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오 회장 내정자를 정식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오 회장이 속한 글로벌금융학회는 금융권에서 높은 존재감을 보인다. 지난달 24일 글로벌금융학회가 개최한 심포지엄에는 청와대 경제수석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뿐만 아니라 금융권 고위 인사들 300여명이 모여들었다. 금융권 실세로 평가받으며 학회를 이끌고 있는 오 회장이 한국블록체인협회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돼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지닥, 한빗코 등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20곳 이상이 가입되어있다. 국내 블록체인 협회 중에서는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거래소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 회장의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다.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1일 블록체인 M&A 플랫폼사 ‘지비시코리아(GBC코리아)’에 어드바이저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비시코리아는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의 참여로 금융감독 서비스를 강화해 블록체인 M&A 시장에서 거래 투명성과 투자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지난 1월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스타트업 ‘픽션’의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 픽션 측은 황영기 전 회장의 어드바이저 참여로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와 투자자들의 기대와 신뢰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했다. 픽션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공식 파트너이며, 블록워터캐피탈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