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줌인터넷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 결과 발표가 지연됨에 따라 미래에셋제5호기업인수목적회사(미래에셋제5호스팩)과의 합병 기일을 약 3달 후인 5월14일로 연기했다.

통상 상장 예비심사는 청구 45일 이후 결과가 나온다. 정상적인 심사 과정을 거쳤다면 최초 설정한 합병 기일인 2월22일에 합병을 완료할 수 있었겠지만 심사 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줌인터넷은 자진해서 합병 기일을 늦췄다.

줌인터넷의 코스닥행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설립 6년째인 2017년 6월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했지만 한국거래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당시 줌인터넷은 모회사 이스트소프트에 대한 높은 경영 의존도, 독립적인 수익성 확보 미비 등이 미승인 사유로 지적됐다. 줌인터넷은 업무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설립 이후 수년 동안 이스트소프트와 영업조직을 통합해 운영해왔었다.

약 1년 3개월 후인 지난해 9월 줌인터넷은 경영 독립성 확보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다시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도 골든브릿지증권에서 미래에셋대우로 교체하고 이스트소프트의 광고사업부문을 양수받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줌인터넷의 상장 재도전은 다소 성급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줌인터넷은 지난해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기 직전인 9월 초 이스트소프트의 광고사업부문을 양수받았다. 이후 채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기인 지난해 9월 18일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줌인터넷의 판단과는 달리 아직 경영 독립성 문제 등의 해소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줌인터넷이 광고사업부문 양수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탓이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줌인터넷의 경영 독립성과 수익성 확보 등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아직 사업부 양수 이후 변화된 줌인터넷의 사업과 재무 상황을 알기 어려웠다.

한국거래소는 줌인터넷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나와야 2017년 지적됐던 상장 미승인 사유 해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일정에 맞춰 상장심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여러 차례 줌인터넷 측에 작년 4분기 가결산 실적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 한국거래소는 줌인터넷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나오는 대로 상장 심사 평가를 완료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시험대에 올릴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줌인터넷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경영 독립성 확보와 독자적인 수익 체계 구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며 “광고사업부문 영업 양수 이후의 회사 재무 상태를 파악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이후부터의 성과와 지난해 전체 실적이 상장 심사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매출과 이익이 전년도 수준 이상을 기록해야 긍정적인 심사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줌인터넷은 매출액 223억6800만원, 영업이익 17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줌인터넷 관계자는 “현재 실적 결산을 진행 중이고 여러 절차 등의 문제로 상장 심사가 다소 지연된 것 같다”며 “조만간 실적 가결산 결과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부적으로 2017년 상장 미승인 사유는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