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다음달 22일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임병용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 대표 부임 이후 GS건설이 실적을 꾸준히 개선한 것을 감안하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기는 3년이다.

지난 2013년 6월부터 대표직을 맡아온 그가 2022년 3월까지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경우, 약 9년간 CEO를 맡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임 대표는 현재까지 5년 8개월을 재직해 이미 10대 건설사 중 최장수 CEO 기록을 갖고 있다. 8년간 대표 자리를 지켜온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이 지난 1월 물러났고 7년 가까이 재임한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가 지난해 1월 회사를 떠나면서 경쟁 상대가 사라졌다.

범위를 시공능력 평가 30위 건설사로 넓힐 경우, 최장수 CEO는 태기전 한신공영 대표다. 태 대표는 2004년 12월 대표로 부임해 14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임 대표는 GS건설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2013년 6월 갑작스럽게 경영을 맡게 됐다. GS건설 경영지원 사장을 맡은 지 6개월만이다. GS건설은 2013년 영업손실 9354억원, 당기순손실 8273억원을 기록했다.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임 대표는 중동의 발주처를 직접 찾아가 공사현장을 점검하고 대금을 회수했다. 해외수주 심의를 강화해 저가수주도 근절했다. 조직을 최고경영자 직할체제로 바꿔 방만 경영도 근절했다.

임 대표 부임 이후 수년간 9조원대에 머물던 GS건설의 매출액은 2015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13조 1416억원까지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1조 649억원을 기록하며 현대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골칫거리였던 해외 플랜트 사업을 정상화시키면서 충당금으로 쌓은 자금을 정산 받은 효과가 컸다.

임 대표는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 많다. 지난 2017년 9월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을 놓고 현대건설과 경쟁을 벌일 때 임 대표는 “GS건설은 수주전에서 실패하더라도 사소한 식사나 선물 제공, 과도한 방문이나 전화, 사회적 상식에 어긋나는 홍보행위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합원 투표를 이틀 앞둔 상황이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재건축 현장을 모르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임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GS건설은 3년간 공을 들인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 경쟁에서 현대건설에 400표 차이로 패배했다.

하지만 검찰이 재건축사업 비리를 수사하고 국토교통부가 재건축사업의 과도한 경쟁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재건축 비리를 처벌하는 법안을 제출했고 건설사들도 준법경쟁을 다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검사 출신이라는 한계 탓에 건설업 사정에 어두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며 “오히려 비건설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건설업계의 오랜 관행을 근절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GS건설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 2명을 새롭게 선임한다.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역임한 김경식 건설과사람 연구원장, 김진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등이다. 김 교수는 감사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사업목적으로는 ▲온실 및 부대시설 등 농업시설물의 설치, 운영 및 농작물의 생산, 유통 ▲스마트팜(Smart farm) 설치 및 운영 등을 추가했다. 배당금은 1주당 1000원으로 설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78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