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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급증한 재고자산 처리 가능할까

팍스넷뉴스 2019.03.12 15:17 댓글 0

반도체 업황 둔화 영향…가격·수요 회복도 불투명


[팍스넷뉴스 강휘호 기자]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구글과 같은 대형 IT 고객사들이 수요 조절을 시작한 탓이다. 가격 하락세와 수요 둔화를 지속하면 재고 처리는 물론 수익성 제고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2월말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총 28조 9847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비 재고율은 11.9%다. 2017년(10.4%) 대비 1.5%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별도기준 재고자산도 12조 4410억원에 달한다. 2017년 말 재고자산(7조 8371억원)과 비교하면 4조 6000억원가량 늘었다. 재고자산 세부 내역은 반제품 및 재공품 재고가 8조 3283억원으로 전년 말 4조 5126억원 대비 대폭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반제품 및 재공품 재고자산 중 반도체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반도체 가격 하락과 시장 수요 둔화로 인한 재고자산 증가라는 분석이다.


통상 제조사들이 연초부터 상반기까지 반도체 가격 조정을 위해 재고를 쌓아놓는 편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수요처들이 납품 시기를 조율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재고가 쌓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높았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점차 하락하면서 이들 업체들도 수요 조절을 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D램(DDR4 8Gb 기준)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5.13달러로 지난 1월보다 14.5% 떨어졌다. 올해 들어 두 달 동안 가격이 30% 이상 급락했다.


반도체 출하량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반도체 제품 출하량은 전월대비 11.4% 감소했다. 반도체 출하량은 지난해 11월 13.6% 감소한 이후 석달째 감소 중이다. 반도체 출하량이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15년 11월~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지난해 말 대형 반도체 고객사들이 수요를 조절하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역시 반도체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가격 안정화 전까지는 재고 처리 과정에서 가격 인하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큰 반도체 가격 하락과 재고부담으로 삼성전자는 앞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54조 164억원, 영업이익 8조 5636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0.81%, 45.25% 급락한 수치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전년 동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가격이 모두 전 분기 대비 25~30%가량 떨어지고 있다. 수요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 늘어난 메모리 재고 수준은 1분기에도 줄지 않고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부 해외 언론이 메모리 가격의 조기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높아진 재고 수준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반도체 가격과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이다. 반도체 업계는 유통사들이 쥐고 있는 물량을 모두 처리한 이후에도 수요가 증가할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재고 자산 처리 경쟁을 시작하면 가격 상승 흐름을 막을 수도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5일 보고서에서 “2017년, 2018년 두해 동안 상승했던 반도체 평균거래가격(ASP)이 2020년까지 하강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센터 등 대형 고객사의 D램 재고량이 쌓이면서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생산업체의 반도체 재고가 증가하고 설비 가동률은 높아지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생산 업체들이 공급 조절을 통해 가격을 방어하고 있고,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 시장 수요가 얼마나 회복할지에 대해서는 변수가 많아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연초부터 하반기 시장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경쟁이 심화하고 가격 하락폭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재고처리 등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지난해 같은 폭발적 성장세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이후 반도체 수요 증가로 재고자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예년과 비교해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실질적인 위험 부담은 감당할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늘어난 재고 자산은 제품 및 반제품 등을 모두 더한 수치이기 때문에 모두 반도체 재고 자산으로 볼 수 없다”면서 “물량 정책에 따라 재고 자산이 다소 증가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재고 처리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에 맞춰 관리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 자연스럽게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재고로 포함한 반도체 물량도 제품 가치가 떨어진 제품이 아니라 최신 공정 반도체 물량이기 때문에 손실 우려도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휘호 기자 kang.1214@pax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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