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은행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경제 소외 계층을 구제할 것이다”

[김가영 기자] 암호화폐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3일 국회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재단 수석 연구원이자 개발자로 ‘이더리움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플랫폼의 오픈소스를 제공해 여러 디앱(DApp :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디앱의 80%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장 민병두 의원과 한국블록체인협회, 재단법인 여시재가 주최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의 대화, 블록체인과 미래경제’ 좌담회에는 비탈릭 부테린과 함께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김민 아이콘 재단 이사, 박훈 메타디움 대표, 최화인 블록체인 캠퍼스 학장 등이 참석해 블록체인 산업의 현황과 과제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탈릭 부테린은 좌담회에서 전 세계 인구 중 10억명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 20억명은 은행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면 블록체인은 은행과 같은 중앙화된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도 개인정보활용과 송금, 결제 등을 진행할 수 있고 해당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신용도 또한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디앱을 통해 여러 국가에서 신원확인 기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여러 프로젝트가 실제로 이러한 디앱을 개발 중이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보험료를 청구할 때도 지금은 신원확인과 여러 문서를 모아 보험사에 내고,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고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렉트 시스템을 이용하면 보험료 청구 조건 충족시 자동으로 보험료 청구가 가능해진다.

그는 “블록체인은 수많은 전 세계 인구 중에서 비용과 시간, 문서 작업의 불편함 때문에 경제에서 소외되었던 계층을 구제할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확충되고 보안과 확장성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스마트폰이 보급되어야 한다”라며 “만약 개인정보가 든 스마트폰이 도난당했을 때의 보안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정보 처리 속도 또한 더욱 빨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더리움의 초당 처리속도는 15~30 TPS다. 속도를 개선했다는 이오스는 3000TPS다. 반면 비자카드의 처리 속도는 2만4000TPS에 달한다. 블록체인을 통해 기존 금융 거래를 하기에는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이더리움을 업데이트하는 ‘이더리움 2.0’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샤딩(데이터 분산처리기술), 플라즈마(확장성 해결을 위해 이더리움 체인의 내부에 하부 체인을 만들어 거래를 분산시키는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비탈릭 부테린은 “속도와 확장성 문제는 샤딩과 플라즈마 등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며 “1차 목표는 초당 1만4000건을 처리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