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국내 여행사들은 패키지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위기 대응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뒤늦게라도 트렌드를 좇아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반면, 모두투어는 패키지 여행 내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생 여행업체들은 사업구조를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와 같도록 짜고 있다. 트렌드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중소형 업체들 중에서는 폐업 위기에 놓인 곳도 많다.

가장 적극적으로 자유투어(FIT) 시장을 노리는 기업은 하나투어다. 하나투어는 FIT 시장을 준비해왔다. 현지투어 사업을 기획하면서 비행기·호텔·액티비티·현지투어 등을 각각 골라 장바구니로 담는 서비스를 계획했다. 모든 것이 하나로 묶인 패키지 상품을 여행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골라담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사이 현지투어, 액티비티 업체인 마이리얼트립, 와그트래블 등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투어는 현지투어 서비스인 ‘모하지’를 이달말 출시할 예정이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여행정보 제공업체 ‘투어팁스’ 와 모하지의 사업 연계 가능성도 높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감량’에도 도전한다. 하나투어의 어플리케이션은 그 동안 구동하기 무겁다는 평이 우세했다.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축소한 모바일 어플을 내년 론칭할 예정이다.

반면 모두투어는 FIT 시장보다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45세 이상의 임직원 중에서 2급 이상, 무보직 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감축을 시행하고 있다. FIT 시장 진출은 이익률이 낮기 때문에 단기간 내 진출 계획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트렌드가 쉴새없이 바뀌기 때문에 차라리 기존 패키지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모두투어는 패키지매출이 양호한 채널 위주로 판매량을 급격히 늘렸다. 홈쇼핑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낌새가 보이자 홈쇼핑 판매량을 확대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예약률 측면에서 하나투어보다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을 접목한 상품 출시도 활발하다. 모두투어를 비롯해 참좋은여행, 노랑풍선은 자유여행 시장에 맞게 구성한 상품을 출시했다. 모두투어는 최근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의 장점을 결함한 패키지플러스 상품을 선보였다. 노랑풍선은 자유여행에 현지투어를 조합한 ‘라이트팩’ 상품을 내놨다.

신생업체들은 패키지시장의 침체에 대비해 글로벌 OTA와 비슷한 사업구조를 짜고 있다. 액티비티 티켓판매업체 와그트래블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언어 제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지투어 전문업체 마이리얼트립은 부킹닷컴과 제휴를 맺고 마이리얼트립 이용고객이 부킹닷컴으로 예약하면 수수료의 최대 8%를 돌려주는 캐시백 마케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