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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 예고된 ‘비상장’ 투자시장

팍스넷뉴스 2019.01.07 08:48 댓글 0

[BDC 출범 초읽기]② 운용 배제된 VC, 벤처투자 주도권 놓치나

[팍스넷뉴스 김세연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연내 예고된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 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도입 움직임에 술렁이고 있다. BDC의 투자대상이 비상장 기업과 코넥스 기업인 만큼 기존 벤처캐피탈 업계와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도입을 추진중인 BDC는 비상장 상태인 창업·성장 단계의 기업을 위한 조치다. 자본시장내 자금중개 기능을 비상장 기업까지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직접 금융을 통해 쉽게 필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운용주체(발기인)로 예고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BDC를 통해 새로운 투자 영역을 발굴해 운용 수익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기존 비상장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 당시 경험했던 순자산비율(NCR) 하락의 부담도 해소할 수 있어 건전성 규제에서도 자유로울 전망이다. 과거 비상장기업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개인 투자자들도 BDC를 활용한 투자가 가능해졌다. 투자 회수 기간이 긴 사모형 벤처펀드에 참여할 때보다 빠른 회수가 가능하다. 원활한 투자가 필요한 비상장 기업 입장에서도 다양한 자금 조달의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비상장과 코넥스기업 투자를 주도해온 벤처캐피탈의 상황은 다르다. BDC와 투자 영역이 겹치는 만큼 경쟁은 불가피 하다. 자신들이 주도해온 벤처투자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한 만큼 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투자시장의 혁신을 가져올 BDC가 이전 ‘창업벤처전문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나 코스닥벤처펀드 도입과 마찬가지로 과열 경쟁을 부추기고 무분별한 투자를 유도해 오히려 투자 시장의 위축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을 갖춘 비상장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유동성 공급 경쟁은 피투자 기업가치에 대한 과도한 인플레이션만 불러올 것이란 지적이다.

비상장기업 발굴과 투자, 컨설팅이란 BDC의 설립 취지에 가장 적합한 벤처캐피탈이 BDC의 운용주체에서 제외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BDC가 금융투자업계의 요구에 따라 도입이 검토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의 입장만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일부 벤처캐피탈들은 중소벤처기업부(벤처캐피탈 관리·감독)와 금융위원회(증권사·자산운용사 관리·감독)간 정책 경쟁속에 금융당국이 벤처캐피탈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A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BDC는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 등이 부진한 금융투자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마련해준 것”이라며 “창업벤처 PEF나 코스닥벤처펀드의 도입과 마찬가지로 관련 업계나 유관기관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정책을 내놓은 것은 자칫 부처 이기주의로 해석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위는 “아직 운용주체가 확정되지 않았고 의견수렴을 거쳐 상반기중 최종 확정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벤처캐피탈이 BDC 제도에 참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BDC 제도는 자본시장법을 근거로 마련됐다. 자본시장법상 투자회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창업투자회사(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신기술사업금융회사(여신전문금융업법)로서는 법령 개정 없이는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일정 요건을 갖출 경우 벤처캐피탈에게도 운용 권한을 제공해야 한다는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BDC의 투자 방식을 고려할 때 쉽지않다. BDC는 주식과 채권 투자외에도 대출을 통해 비상장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 BDC제도가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투자의 80%이상이 대출로 이뤄진다. 결국 여신 기능을 갖추지 못한 벤처캐피탈은 원천적으로 BDC를 운용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일각에선 BDC제도의 최종 적용단계에서 벤처캐피탈, 증권사, 운용사 등이 공동운용 방식(Co-GP)으로 참여하는 ‘한국형 BDC’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투자처 발굴에서부터 투자, 컨설팅, 회수 등 BDC 제도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제도의 효용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 제도 개선 등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실현 가능성이 크기 않아 보인다.

물론 BDC 도입 이후에도 비상장기업이나 코넥스 시장 투자에서 벤처캐피탈이 여전한 경쟁우위를 가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B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BDC 도입이 본격화되더라도 증권사나 운용사가 공모시장에서 매력을 가질만한 비상장 기업을 독자적으로 발굴하기는 쉽지않을 것”며 “대부분 벤처캐피탈의 경우 창업단계에서부터 단계별 투자로 성장 컨설팅과 멘토링을 통해 유대관계를 마련한 만큼 경쟁우위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세연 기자 ehouse@pax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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