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쏘가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롯데렌탈 덕분에 투자원금을 회수했다. 지난해 롯데렌탈이 쏘카 기업공개(IPO)를 강행하며 IMM PE측에 현재 주가 대비 약 3배 금액에 보유주식 절반을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매수청구권)을 제공하면서다. IMM PE는 향후 주가 흐름을 주시하며 잔여지분을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2일 헤르메스투는 쏘카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에 있는 에스오피오오엔지에 보유 지분 절반(121만1898주)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헤르메스투가 보유한 풋옵션을 행사함에 따른 것이다. 매각 금액은 1주당 4만5172원으로 총 매각가는 547억원이다. 헤르메스투는 IMM PE가 쏘카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IMM PE가 쏘카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18년이다. 당시 2015년 1조2500억원 규모로 결성한 10년 만기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3호'를 투자비히클로 활용해 600억원을 투입했다. 1주당 가격은 2만4750원 수준이다. IMM PE는 이번 풋옵션 행사로 투자 원금 대부분을 회수한 셈이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쏘카 주가(1만4150원)는 공모가(2만8000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IMM PE가 준수한 성적으로 엑시트를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롯데렌탈 덕분이다. 롯데렌탈은 작년 3월 약 1746억원을 투입해 쏘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386만6075주를 사들였다. 이후 3대 주주로 등극하며 곧바로 IPO를 강행했다. 당시 시장 기대치는 희망 공모가(3만4000원~4만5000원)를 한참 하회하던 상황이었다.

다른 주주들은 상장을 반대했지만 롯데렌탈은 최대주주측에 별도 요청이 있을 경우 IPO후 보호예수가 종료되는 시점부터 6개월 내에 발행주식 총 수의 5%를 사주기로 하며 상장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주주였던 IMM PE도 최대주주측으로부터 동일한 권리를 획득했다. IMM PE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투자원금 대부분을 회수한 IMM PE는 향후 주가 흐름을 보며 최종 엑시트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에 엑시트를 단행해도 171억원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지만, 펀드 만기가 2년가량 남아있는 만큼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쏘카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매각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태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영권 매각 시에는 일반적으로 시가보다 프리미엄이 붙어 높은 금액에 지분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IMM PE는 지난해 풋옵션을 획득할 당시 최대주주와 지분을 함께 처분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쏘카의 주가 흐름으로 볼 때 IMM PE는 롯데렌탈 덕분에 성공적인 엑시트가 가능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IMM PE는 아직도 절반의 주식이 남은 만큼 앞으로 추가 수익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오피오오엔지는 IMM PE의 풋옵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롯데렌탈에 105만2000주를 사달라고 요청했다. 즉 IMM PE가 보유했던 지분 절반은 결국 롯데렌탈이 대부분 가져가는 모양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