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거래소, 1년 만에 어닝쇼크 맞나
빗썸 순익 3분의 1토막 그나마 ‘양호’…적자·자본잠식 업체 ‘수두룩’



암호화폐거래소의 순익이 1년 만에 크게 쪼그라들 전망이다.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수수료 수입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확대의 일등공신이던 암호화폐평가이익 역시 축소가 예상된다. 암호화폐 시세가 꺾인 탓이다.


각종 악재까지 겹쳐 일부 암호화폐거래소는 적자 걱정을 해야 할 처지다. 자본잠식에 빠진 곳도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세의 반등이 불확실한데다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규제로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2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가운데 공식적으로 실적 파악이 되는 곳은 빗썸 정도 뿐이다. 모회사가 상장사인 경우 실적을 추정할 수 있으나, 공식적으로 실적을 공개하는 거래소는 드물다. 빗썸과 더불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쌍두마차로 꼽히는 업비트 역시 2018년 실적은 물론 2017년 실적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빗썸의 실적을 토대로 암호화폐거래소 실적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빗썸은 코스닥상장사 비덴트를 통해 분기별 실적을 알 수 있다. 비덴트는 빗썸 지분 10.55%를 보유해 지분법이익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2018년) 3분기 비덴트가 빗썸으로부터 기록한 지분법이익은 약 32억원이다. 지분율을 환산하면 빗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1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863억원) 대비 약 36%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393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고려할때 3분기에만 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실적악화의 원인 중 하나는 매출 성장 둔화다. 빗썸의 경우 2018년 초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 빗썸은 22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7년 연간 매출의 69% 정도를 첫 분기 만에 기록했다. 2017년 암호화폐 투자 광풍이 이어진 효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2분기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2분기 개별 매출은 743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3분의1 토막 났다.


2017년 빗썸 매출의 99%는 거래 수수료다. 지난해 2분기 심화된 매출 감소는 거래가 줄었다는 의미다. 암호화폐 시세 하락에 따른 매매량 감소와 거래를 위한 신규계좌 발급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실정은 다른 암호화폐거래소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평가순익 감소에 따른 당기순이익 감소의 영향도 크다. 2017년 빗썸은 2924억원의 암호화폐평가순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2651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2017년 당기순이익(5349억원)의 절반 이상을 비영업활동에서 거둬들인 것이다. 암호화폐 시세가 급등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2017년 말 빗썸이 암호화폐의 공정가치 평가에 적용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가격은 각각 1867만4000원, 101만3400원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은 지난해 초까지 강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장이 연출되면서 가격은 곤두박칠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428만700원, 15만7800원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7년 말 가격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암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업계관계자들은 빗썸은 그나마 양호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많은 악재 속에서도 빗썸은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가운데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많은 암호화폐거래소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심지어 자본잠식에 빠진 업체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계좌 발급이 사실상 막히면서 거래가 늘지 않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스탠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긍정적인 전망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이 좋을때 암호화폐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들었다”며 “소수의 우량 업체 외 중소 암호화폐거래소는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