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계정대 차감비율 조정…대형 신탁사 ‘촉각’
고정 사업장 16~100% 확대…NCR은 700%대 유지할 듯



금융당국이 신탁계정대 건전성 분류기준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차감비율을 변경하기로 하면서 대형 신탁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비중이 클수록 NCR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 신탁계정대 건전성 분류기준 개선과 NCR 산정반식 개선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3가지 개선방안이 담겨져 있으며 각각의 안에 따라 11개 신탁사들의 NCR이 얼마나 변화하는지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신탁사 신규 인가 방침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신탁업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탁계정대 건전성 분류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신탁계정대는 부동산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자신의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자금으로 미회수시 신탁회사의 손실이 된다. 대부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사용하는 자금이다.


현재 신탁계정대의 건전성은 공사 및 분양 진행상황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등으로 분류하고 불량한 사업장일수록 충당금을 많이 쌓도록 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분류 기준이 없다. 신탁사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고 있어 대손충당금이 과소 계상되고 있다.





신탁계정대를 NCR에 차감하는 방식도 문제다. 현재는 신탁사의 영업용순자본 산정 시 신탁계정대의 건전성과 상관없이 신탁계정대 총액에서 무조건 16%를 자기자본에서 차감했다. 신탁계정대 건전성이 악화되도 NCR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우선 금감원은 신탁계정대 건전성 분류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분양 후 시점별로 실제 분양률 수준에 따라 요주의와 고정 사업장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일례로 분양 후 6~12개월인데 분양률이 50% 미만이라면 요주의, 30% 미만이라면 고정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탁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NCR 차감비율도 조정한다. 정상의 경우 현행 16%보다 낮추고 고정은 16%보다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고정은 16~100%로 범위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 신탁사들은 이번 조치가 NCR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중 신탁계정대의 16%를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하고 있다. 반영 비율이 현행 16%보다 상승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그만큼 영업용순자본이 줄어들어 NCR이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한국자산신탁(930.5%)과 한국토지신탁(671.9%), 대한토지신탁(744.6%), 코람코자산신탁(687.2%)의 지난해 9월말 기준 NCR은 모두 1000%를 밑돈다. 적정 수준인 150%를 크게 초과하긴 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하나자산신탁(1423.6%), KB부동산신탁(1308.3%), 코리아신탁(1563.2%), 생보부동산신탁(1417.5%)보다는 높은 수치다.


신탁사 리스크담당 관계자는 “대형 신탁사들이 신탁계정대 차감비율 상승이 NCR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금감원에 개진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 신탁사의 우려와 달리, NCR이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감원이 제시한 3개 안을 모두 적용해도 NCR은 700%대를 유지한다”며 “지난해 6월말 기준 874%에 비해 낮아지긴 하지만 적정 수준(150%)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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