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다시보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가 가능할까?
[블록체인 다시보기]①가능하다 vs 불가능하다 첨예한 대립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의 투기로 홍역을 치렀다. 폭등과 폭락을 오가면서 블록체인의 정수(精髓)로 불리는 암호화폐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널뛰었다. 블록체인이 4차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주목 받고 있는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문제는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시각이 크게 엇갈린다는 데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불가분의 관계인지, 아니면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시스템 유지 참여자에 대한 보상개념이므로 보상 없이 블록체인 시스템은 유지될 수 없다. 둘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 블록체인 업계와 정부에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 대응 가능하다고 말한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은 국가적으로 장려해 발전시켜야 하지만 암호화폐는 규제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분리는 가능할까.


◇ “분리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블록에 담아 체인형태로 연결해 이를 수많은 컴퓨터에 똑같이 복제해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크게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두 가지가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에선 퍼블릭 블록체인은 분리가 어렵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가능하다고 본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선 보상이 없다면 블록체인을 유지할 불특정 다수 참여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블록체인의 핵심은 ‘블록체인의 통제를 참여자 모두에게 맡기는 것’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의 보안성과 투명성은 불특정다수의 참여로부터 나온다. 중앙화 된 시스템에선 중앙 기관에서 데이터를 관리하고 개인이 이용만 하는 형태이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시스템 유지에 기여하기에 보안이 뛰어난 기술임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다수의 참여가 필요한 구조다.


블록체인 시스템 유지를 위해선 참여자가 블록체인 트랜잭션과 블록의 유효성을 검증해야하는데 이러한 검증 작업을 ‘채굴’이라고 한다. 채굴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적지 않은 전기비와 컴퓨팅 자원을 어떤 보상 없이 기꺼이 지불할 사람은 거의 없다. 채굴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것이고 보상이 없다면 아무도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분리할 수 없다는 측의 논리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인터넷의 인트라넷과 같은 개념이다. 정해진 구성원만이 블록체인에 참여하기 때문에 보상 없이 합의하에 운영될 수도 있지만, 소수의 영향력 아래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정보의 위·변조 가능성이 커 블록체인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주장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달 열린 한 공개 세미나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절대 분리될 수 없다”며 “거래사이트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시장이 IT강국을 넘어 '블록체인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 “분리 가능하다”


분리 가능하다고 보는 측은 현재 유통이나 의료 등 산업 부문에 응용되는 블록체인 기술 중 상당수가 퍼블릭이 아니라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며, 비즈니스 관련자만 참여해 해당 체인 생태계에서 업무를 진행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 참여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거래에 효율적인 방식을 택하는 것일 뿐, 반드시 암호화폐와 함께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금조달 면에서는 암호화폐를 통해서가 아닌 정부 차원의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블록체인 기업들은 암호화폐를 보상으로도 지급하지만 신생 업계인만큼 업체 대부분이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발행은 이들에게 강력한 자금조달 수단이다. 반면 정부는 암호화폐 투기를 제재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ICO(암호화폐공개)를 금지해왔기 때문에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호현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블록체인 초강국의 길·아젠다 간담회에서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1년 33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내년 국내 블록체인 예산은 400억원인데 블록체인 산업에 400억원을 투자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국가가 수십조원을 투자하는 상황에서 적은 예산을 편성한다면 옆나라 중국 등에 끌려다닐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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