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기’ 된 조양호 회장 일가
[위기의 한진그룹] 검찰·국세청 ‘해외은닉’ 전방위 압박…항공사업법 개정안 발의


경영권 위협에 직면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검찰과 국세청 등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각종 편법과 위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한진그룹은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 본보기가 된 형국이다. 최근에는 항공운송사업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죄를 범한 자의 임원 재직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항공사업법 개정안까지 발의되면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압박수위가 한층 높아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집단으로부터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등 그동안 적극적으로 도려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오너일가의 부당한 부의 축적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불법 해외재산의 은닉을 근절하겠다”라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관련 조사는 이미 한차례 진행됐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 시 프랑스 소재 건물과 스위스 은행 계좌 잔액 등을 파악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해외재산인데 이를 고의로 누락해 약 610억원의 상속세를 포탈해 특가법위반(조세)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해외부동산을 몰래 상속받으면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파악하고 처벌에 나섰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공소권 없음으로 일단락됐다.


한진그룹은 입장자료를 통해 “2002년 창업주 별세 후 상속세 관련 신고·납부를 마친 바 있으나, 2016년 4월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해외 상속분이 추가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후 남매들간의 협의 과정을 거쳐 2018년 1월 국세청에 상속세 수정 신고를 했고, 1차년도분에 대한 납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안건과 관련한 수사가 완전히 종결된 상황으로 별도의 수사의뢰가 오지 않는 이상 재수사할 명분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초부터 국세청이 관계기관과 함께 대기업 오너일가에 대한 부의 축적 과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나서면서다.


국세청은 올 초 대기업 사주일가의 기업자금 사적유용, 부당거래, 경영권 편법승계 등 불공정 탈세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해외자산 은닉 등 역외탈세에 대해 집중 추적조사를 벌여 검증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공소권 없음으로 일단락된 것 외 여러 가지 다른 해외 숨은 자산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진그룹이 소유한 부동산 규모(국내·외)는 약 4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KCGI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부동산 현황은 장부가 기준으로 토지 2조8700억원, 건물 9293억원, 투자부동산 3750억원 등 총 4조1743억원에 달한다. 이 중 그룹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소유 부동산 규모는 2조671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법인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anjin Int'l Corp.)을 통해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 센터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8년 동안 약 1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호텔 재건축이라고해도 과도한 비용이란 시각 속에 일각에서는 사업비 중 일부가 다른 성격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정 기업에 대한 조사 여부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항공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해당 개정안에는 항공운송사업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죄를 범한 자의 임원 재직 제한을 강화했다. 폭행·배임·횡령·밀수 그리고 조·관세 포탈을 저질러 실형을 받을 경우 5년, 벌금형을 받을 경우 3년간 임원이 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조 회장은 2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 중이다.


한편 조양호 회장의 두 자녀가 일으킨 이른바 ‘땅콩회항’, ‘물컵갑질’ 등 항공사 임원이 사회적 물의 또는 중대사고를 일으킨 경우 운수권 신규 배분 신청자격을 최대 3년간 제한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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