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지배구조의 명암
지주사 전환 완료…조현준 체제 출범
[효성 지배구조의 명암] ①㈜효성 지분 54% 확보…형제간 분쟁도 수습 분위기

[편집자주] ‘공정경제’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정책은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순환출자 해소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기업집단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통과를 하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기업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효성그룹도 마찬가지다. 형제간 경영분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조현준’ 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효성 지배구조는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향후 총수 일가의 유동성 상황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6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고 같은 해 12월 조현준 회장 등이 지주사인 ㈜효성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후 조 회장 등 총수일가의 ㈜효성 지분율이 50%를 넘어 지배력이 확고해졌고 ㈜효성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율도 최소 요건인 20%를 넘었다. 숙원인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 것이다.


◆㈜효성,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효성그룹은 지난해 6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담당하는 지주회사 ㈜효성과 효성티앤씨(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했다. 이후 12월에는 ㈜효성이 분할한 효성티앤씨와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의 주주를 대상으로 해당 주식을 받고 자사 신주를 발행해 주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수일가들도 대거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조현준 회장은 1267억원을 출자해 신주 261만355주를 배정받았다. 지분율은 14.59%에서 21.94%로 늘어나며 최대주주 자리를 지켰다. 동생인 조현상 총괄사장은 1374억원을 출자해 282만9532주를 받았다. 지분율은 12.21%에서 21.42%로 증가했다.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은 282억원을 투입해 58만 1674주를 확보했다. 지분율은 10.18%에서 9.43%로 줄었다.



특수관계인으로 분류하는 비영리법인 동양학원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107억원을 출자했다. 지분율은 0.54%에서 1.39%로 늘었다. 여기에 조 회장의 모친인 송광자씨의 지분 0.48%까지 합치면 조 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54.72%에 달한다. 유상증자 이전 지분율이 36.98%였던 것을 감안하면 15%포인트 이상 끌어올린 것이다. 경영권 불안요소를 사실상 제거한 셈이다.


효성은 인적분할한 4개 자회사 지분도 20% 이상 확보했다. 효성티앤씨 20.32%, 효성중공업 32.47%, 효성첨단소재 21.2%, 효성화학 20.1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인적분할 이전 지분율이 각각 5.26%였던 것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주사 체제 출범 후 2년 내 자회사 지분 20%를 확보해야 한다.


◆재계순위, 20위권 초반대까지 진입 전망


지주사 전환과 함께 효성그룹의 최대 난제 중 하나였던 ‘형제간 분쟁’도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다. 효성그룹은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2014년 7월 형인 조현준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검찰은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지난해 1월 조 회장을 소환해 200억원대 비자금 조성에 관한 4개의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엄밀히 말해 조현문 변호사는 이번 분쟁을 일으키기 이전 ㈜효성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떠났기 때문에 효성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다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 변호사가 촉발시킨 횡령·배임 혐의로 효성그룹의 역량은 분산됐다. 효성그룹이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지주사 체제 전환을 강행한 것도 조현준 체제를 확고히 해 경영권 분쟁의 여지를 없애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조 변호사의 고발로 시작한 재판은 예상과 다르게 조 회장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 1월까지 10차례 열린 공판에서 조 변호사가 해외에 머문 채 법정에 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증인이 빠지면서 조 회장 측은 조 변호사가 경영권을 뺏기 위해 분란을 조장했다고 주장하며 전세를 뒤집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이어 형제간 분쟁도 수습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효성그룹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효성그룹은 2000년 재계 순위 20위까지 진입했지만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2006년에는 47위까지 떨어졌고 이후 30위권을 맴돌았다. 2014년부터는 꾸준한 상승세다. 34위로 시작해 2017년 20위권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26위에 자리했다. 지주사 전환 및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산 규모가 불어나면서 재계순위는 올해 20위 초반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효성 지배구조의 명암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