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지배구조의 명암
주가 방어에 총력, 손실 나도 배당 준다
[효성 지배구조의 명암]④㈜효성 9년간 7587억 배당…조현준 일가 2854억 수령

‘공정경제’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정책은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순환출자 해소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기업집단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통과를 하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기업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효성그룹도 마찬가지다. 형제간 경영분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조현준’ 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효성 지배구조는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향후 총수 일가의 유동성 상황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현준 회장 일가의 보유 주식 중 상당 규모가 담보로 잡혀있는 효성 계열사들의 최대 과제는 주가 방어다. 담보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추가담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반대매매 가능성까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조 회장 일가가 주식담보로 가장 많이 활용한하고 있고 지주사인 ㈜효성의 주가가 가장 중요하다. 효성그룹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택한 방법은 고배당이다. 배당 성향이 업계 평균을 한참 웃돈다. 심지어 손실이 발생해도 배당을 멈추지 않았다.


효성화학·효성티앤씨, 설립 첫해부터 배당


지난 9년간(2010~2018년) ㈜효성은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총액이 7587억원에 달한다. 2013년까지는 배당금 총액이 300~400억원 대를 맴돌다가 2014년 두 배 수준인 665억원으로 증가했고 이후에는 1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2013년에는 2291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 때도 배당을 거르지 않고 332억원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배당성향도 업계 평균을 한참 웃돈다. 배당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2011년 배당성향이 30.8%에 달했다. 2014년 이후에도 20% 이상을 유지했고 2016년 36.5%에 이어 2017년에는 51.1%까지 늘어났다. 벌어들인 돈의 절반 이상을 투자자에게 나눠줬다는 얘기다. 지난해 유상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20.76%다.



지난해의 경우 배당성향이 3%로 크게 떨어졌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지난해 ㈜효성효성티앤씨(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과정에서 2조 9619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이 3조 4259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배당성향이 급락했다. 지난해 배당금은 1016억원으로 2015년 이후 4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을 유지했다.


효성의 고배당 기조는 인적분할한 사업회사로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설립 첫 해였지만 효성티앤씨는 43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20.3%에 달한다. 효성화학도 31억원의 배당을 실시해 15.6%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설립 초기 기업들이 보유 현금을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 확충, 인재 영입 등에 사용하고 배당을 비교적 자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면 지난해 264억원의 손실을 본 효성첨단소재와 순이익 규모가 18억원에 그친 효성중공업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큰손’ 국민연금도 ㈜효성 지분 10% 보유


배당이 주는 효과는 강력했다. ㈜효성이 대표적이다. 주주친화적인 고배당 기업이라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주가는 지난해 7월 인적분할 당시와 비교해 2만원 이상 상승한 7만원 후반대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효성 지분 10%(21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조현준 회장 일가는 ㈜효성 지분 54.72%를 보유 중이며 이중 45.98%가 담보로 잡혀 있다. 담보로 잡히지 않은 지분이 8.74%에 불과하다. 주가 방어가 가장 절실한 기업이다.


반면 조 회장 일가의 담보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주가 부양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4개 사업회사 주가는 부진한 편이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은 인적분할 당시와 비교해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 효성화학만 예외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배당이라는 달콤한 투자 유치 전략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만 득이 된 것이 아니다. 최대주주인 조 회장 일가가 9년간(2010~2018년) 챙긴 배당금이 2854억원에 달한다. 전체 배당금(7587억원)의 37.6%다.


2010~2013년 연간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 213억원에 이어 2015년 411억원, 2016년 614억원, 2017년 623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541억원을 가져갔다. 조 회장 일가는 배당금으로 주식담보대출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일부 원리금도 상환한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 일가가 주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고 담보를 푸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규모가 워낙 방대해 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효성그룹은 고배당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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