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기자] 대형 유통사들이 오프라인 효율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채널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얻기 힘든 구조인 만큼 온라인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사업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신평 미디어 브리핑에서 “지난해 대형마트의 수익성 저하가 두드러졌다”며 “주요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쇼핑) 총매출은 1.3% 감소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1.1% 하락했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주요 카테고리 내 경쟁력 약화를 대형마트 수익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소셜커머스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백화점은 고관여 상품, 복합쇼핑몰은 여가와 오락,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은 근접성이라는 강점이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딱히 내세울 만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비식품 분야에서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대형마트는 해당 분야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경쟁력 우위에 있지만 최근 식품 부문의 온라인 거래액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마저도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형마트가 당분간 성장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송 실장은 전망했다. 그는 “온라인 채널 침투와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주요 카테고리 내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라며 “전·후방 교섭력 약화와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업태 전반의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마트들의 인건비, 임차료, 지급수수료 등 고정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총 매출에서 고정비용이 자치하는 비율은 2012년 12%에서 2017년 15.6%로 증가했다.

백화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역성장을 하면서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 송 실장은 “최근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품목은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수수료율로 수익성 개선에 제약이 있다”며 “계류중인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 도 위협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형 유통사들은 온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한 후 이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온라인 전용 김포물류센터를 신축하고 2020년까지 온라인 사업에 3조를 투자할 계획이다. 신세계 역시 온라인 통합법인 쓱닷컴을 출범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20년까지 총 6개의 온라인전용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온라인 채널에서 기존 오프라인 수익 약화를 충분히 보완하는 수준의 수익 기반 구축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간 출혈 경쟁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고 후발 주자인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시장진입 초기 비용도 들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역시 대형 유통사들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투자자금 확보, IT기업의 커머스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송 실장은 대형 유통사들이 오프라인 사업 효율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진 점포 폐점하고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효율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7년 이후 이마트는 점포 폐점 및 유휴자산 매각으로 6379억원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었다. 송 실장은 “현재 대형 유통사 보유 자산으로 볼 때 재무 탄력성 측면에 여력이 있기 때문에 사업포트폴리오, 점포 효율화, 보유자산 활용 방안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