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 12곳(특수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 제외)의 평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5.20%다. 전년(88.91%)과 비교하면 26.29%포인트(p) 높아졌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전체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것으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의 적립 정도를 나타낸다. 비율이 100%를 넘을 경우 각종 부실채권 등 신용손실의 흡수 능력을 갖춘 것으로 여겨지는 등 은행의 경영 건전성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으로 197.89%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준의 건전성을 나타냈다.

국내 주요 은행중에는 신한은행이 141.79%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을 기록했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122.31%, 119.41%를 달성하며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하나은행은 대손충당금적립률이 91.52%에 그쳤다. 전년보다 15.6%가 높아졌음에도 건전성 기준이 되는 100%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합리적 수준에서 충당금을 마련하고 있고 연체율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다른 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담보여신 비중이 높고 신용등급도 세분화돼 적용되는 만큼 부실채권으로 인한 신용손실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37%로 전년에 비해 0.02%p 감소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017년대비 0.19% 하락한 0.59%를 기록하며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마다 신규 발생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부담일 수 있다는 우려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반면 지방은행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광주은행(92.88%), 부산은행(91.33%), 대구은행(87.75%), 경남은행(86.02%), 전북은행(65.09%) 등 지방은행 대부분은 대손충당금적립률이 100%를 넘지 못한 것으로 집계돼 건전성 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손충당금액 측면에서 살펴보면 국내 은행들은 당초 우려보다는 안정적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12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은 총 7조60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6300억원이상의 충당금을 쌓아둔 것이다. 특히 국내 4대 주요은행의 대손충당적립금은 5조6427억원으로 전체의 75% 가량을 차지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평균 1조41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하며 안정적인 여신 건전성을 확보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중 가장 많은 대손충당적립금을 쌓아둔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지난해에만 1조5992억원의 적립금을 마련했다. 신한은행도 1조5173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적립금을 마련했고 우리은행(1조4121억원)과 KEB하나은행(1조1141억원)도 1조원이 넘는 여력을 갖춘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중에서는 전북은행(6467억원)과 부산은행(5401억원)이 5000억원이 넘는 대손충당적립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 2년차를 맞이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대손충당적립금은 각각 144억원, 323억원을 쌓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70%, 266.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금감원은 올해 은행별 ▲금융소비자보호(30점) ▲건전성(30점) ▲내부통제·지배구조(30점) ▲시장 영향력(10점)을 중점 점검해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