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한화그룹이 사이판에 위치한 사이판 월드리조트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인수 10년 만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사이판 월드리조트 매각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한화그룹이 2009년 사이판 대표 리조트 인수에 나선 지 10년 만이다. 당시 한화그룹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던 월드건설로부터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운영하는 월드코퍼레이션(World Corporation) 지분 100%를 약 295억원에 인수했다.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지상 10층에 총 260여개 객실을 갖췄고 대형 워터파크인 웨이브 정글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이판 월드리조트의 가치가 10년 전과 비교해 다섯 배 가까이 높아진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매각 검토는 해당 사업 실적이 작년부터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이판 리조트를 운영하는 계열사 월드코퍼레이션(World Corporation)은 2016~2017년 6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둬왔다. 하지만 지난해 순손실 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고 같은 기간 매출도 평소보다 1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갑작스런 실적악화는 사이판 월드리조트의 숙박시설과 대형워터파크의 보수작업 탓으로 분석된다.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지난해 말 사이판에 불어닥친 태풍 ‘위투’의 영향으로 지난 3월까지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나갈 수 없었고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한 비용 지출도 감수해야 했다. 월드코퍼레이션은 오는 6월 말까지 부분 운영을 계속해나갈 예정이지만 피해 복구 및 보수를 위한 공사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드코퍼레이션의 부진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실적도 주춤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2881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지만 비용 증가 탓에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30%나 감소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매각 검토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것"이라며 "매각 여부는 가치평가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