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앞길’ 예상되는 새내기 총수 3人
조원태-구광모-박정원…재벌 3·4세 세대교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2019년 대기업집단 현황을 발표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신규 동일인(총수)로 지정됐다. 새롭게 총수로 데뷔했지만 조원태 회장은 상속 등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며, 박정원 회장은 계열사 부실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 이들에게 험난한 앞길이 예상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매년 5월 1일 발표되던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현황이 올해는 열흘 이상 늦어졌다. 이유는 총수 지정과 연관이 깊었다. 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한진그룹은 차기 총수를 정하고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지난 3일 내부에서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을 지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공정위는 한진그룹 3세인 조원태 회장을 그룹 총수로 직권 지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조 회장이 그룹 총수로 올라섰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산더미와도 같다. 늦어도 오는 10월까지 故 조양호 회장의 보유지분 17.84%를 상속받아야 경영권을 이어나갈 수 있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도 버거워 해당 지분을 온전하게 다 받아 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삼남매 사이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조 회장이 그룹 회장직, 총수를 맡는 데 조현아·현민 남매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남매들이 화합을 이루지 못하면 2대주주인 강성부 펀드(KCGI)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두산그룹 4세인 박정원 회장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두산건설에서 추진했던 일산, 천안 등의 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터지면서 유동성 위험에 매우 취약해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두산건설의 차입금은 9803억원으로 모두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 3개월마다 도래하는 차환 부담, 회사채 조기상환 청구 대응으로 단기 상환부담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8년 별도기준 영업손실은 578억원이었으며 당기순손실은 5807억원을 기록했다. 반복된 당기순손실로 자본여력이 위축되면서 2013년 이후 재무구조가 계속해서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건설 주주사인 두산중공업도 문제다. 자체 재무부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아들 회사인 두산건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기 유동성 제공 등 재무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두산건설·두산중공업 모두 신용등급의 연속 하락에 자본조달능력은 떨어지는데 갚아야 할 채무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나마 이번에 데뷔한 LG그룹 4세 구광모 회장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 LG전자 모바일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G전자의 가전부문의 높은 성장세로 이겨내고 있다.


다만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의 관계 정리 과제가 남아있다. 구 부회장은 故 구본무 LG 회장의 둘째 동생이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숙부다. 그 동안 LG그룹은 새 총수가 선임되면 선대 회장의 형제들은 비주력 계열사 한 두 곳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추진했다. 구 부회장 역시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총수로 올라서자 LG그룹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구 부회장 역시 계열분리에 나설지, 새 총수가 자리잡기까지 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지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데,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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