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생보신탁 지분 50% 인수 추진
공동주주 삼성생명 보유 지분…징계 풀리는 내년 5월 이후 공식화


1년 넘게 주인을 못 찾고 있는 삼성생명의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가 결국 교보생명의 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삼성생명과 지분 인수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풀리는 내년 5월 지분 인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부동산신탁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지분 5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1998년 6월 회사를 설립한 이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3년 마다 자사 임원을 대표로 임명하는 등 철저히 공동경영을 지켜오고 있다. 2017년 5월 취임한 김인환 대표는 삼성생명 출신이다.


15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인수하기 위한 물밑협상을 진행 중이다.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각각 보유한 공동 주주인 만큼, 별도의 실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생명의 보유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영권을 매각한 코람코자산신탁과 아시아신탁 등의 몸값이 3000억원을 넘었지만 삼성생명의 보유 지분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헐값에 매각할 수 없다는 삼성생명의 입장과 조금이라도 가격을 낮추려는 교보생명의 입장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시기다. 교보생명은 자살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1개월 영업일부 정지’ 징계를 받았다. 업무정지 이상을 받은 기관은 제재일(2017년 5월)로부터 3년간 지분 인수를 통한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즉, 2020년 5월까지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한계 탓에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가 매물로 나왔지만 교보생명은 후보로도 거론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보생명의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인수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협상 초기,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대형 금융회사와 건설사, 시행사들이 줄줄이 포기를 선언했다. 보다 못한 삼성생명이 차선책으로 시행사인 진원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얼마 못가 손을 들었다. 신탁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이들 후보와의 공동 경영을 거부하는 식으로 인수전에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이 1년 이상을 허송세월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1년만 기다리면 교보생명 인수가 가능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 교보생명이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 경우 이점도 많다. 이미 생보부동산신탁의 내부 사정을 속속 알고 있는 만큼,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이탈 이후에도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할 필요도 없다. 삼성생명이 진원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을 당시, 생보부동산신탁의 신용등급 및 경영환경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가격차가 여전하긴 하지만 결국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삼성생명의 빈자리를 교보생명이 채우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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