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조종사 노조, 올해 임금협상 관건은
부기장 처우 개선 주목…“LCC 대비 기장 승진·임금 개선 필요”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노동조합(이하 조종사 노조)의 올해 임금협상 주요 쟁점은 부기장을 중심으로 한 처우개선이 될 전망이다. 기장 승진기간이 저비용항공사(LCC) 대비 긴 가운데 임금 수준도 LCC 조종사와 비교해 장점이 적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29일 “부기장들은 LCC 대비 기장 승진이 늦고 이로 인해 기장 경력을 쌓는 것도 뒤쳐진다"며 "빠르게 기장으로 승진해 경력을 쌓고 인상된 임금도 받는 LCC로의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고 푸념했다.


현재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새 집행부 선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직 교섭단체를 구성하지도 않았고 안건도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2년치 임금협상(2017·2018년 각각 3%·3.5% 인상)을 타결한 기존 집행부가 재출마에 나서며 해당 안건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부기장에 대한 처우개선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사간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 부기장의 초임은 1억1400만원이다. 기존 1억400만원에서 최근 2년치 임금·단체협약협상(임단협) 타결로 3%대의 임금인상률을 반영한 수치다. 국내 LCC 부기장의 초임은 약 8000만원이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국내 LCC 부기장의 초임차이는 3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기장승진 기간과 이로 인한 연봉인상 속도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LCC의 기장승진 기간은 평균 5년에 불과한 반면 대한항공의 경우 10~13년에 달한다. 같은 시점에 부기장으로 시작해도 LCC에서 시작한 부기장의 기장 승진이 더 빠른 것이다. 초임에서 3000만원 가량이 차이가 나지만 조기에 기장으로 승진해 기장 경력을 쌓을 수 있고, 연봉 역시 평균 1억1000만원~1억2000만원으로 인상된다. 대항한공에 비해 LCC의 장점이 더 두드러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한항공의 경우 부기장으로 시작해 5년 뒤부터는 호봉급으로 2호봉(9000원*2)이 인상(연간 약 21만6000원)된다. 기장으로 승진하기까지 남은 5~8년간 임금인상 수준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LCC 조종사들은 5년 만에 기장으로 승진해 경력을 쌓은 뒤 연봉을 두 배 이상 올려주는 해외항공사로 이직할 수도 있다.


외국인 조종사의 합류로 기장 승진이 지체되는 점도 문제다. 대한항공의 조종사 수는 약 2800명으로 이 가운데 기장은 1400명, 부기장은 1000명, 외국인 조종사는 400명이다. 외국인 조종사의 90%가 기장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외국인 조종사의 합류로 기장 승진이 더욱 지체되고 있다”며 “이들은 내국인 조종사와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국내 조종사 대비 2배 가량 높은 연봉(약 3억원)을 받고 있어 처우 차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인도 조종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이는 부기장들을 나가라고 등 떠미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부기장 이탈은 지속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LCC 여파로 2015년부터 매년 20명, 30명, 40명대의 부기장이 회사를 옮겼다”며 “기장으로 승진했을 때 큰 폭의 임금인상이 이뤄지는 등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기장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항한공 관계자는 “현재 노조 새 집행부가 구성되지 않아 안건으로 올라온 것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입장을 낼 상황은 아니다”라며 “새 집행부가 꾸려지고 안건을 제시받으면 협상 과정에서 관련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