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인보사 제도개선 대책…바이오업계는 ‘글쎄’
최신시험법 적용·심사인력 확충 등 실효성 의문제기

[편집자주] ‘인보사’가 결국 2년도 되지 않아 시장에서 퇴출됐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강조했던 만큼 후폭풍은 거세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기업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심사기준 강화로 향후 바이오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따라가 본다.


제2 인보사 사태를 방지할 대책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세운 제도개선안을 두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조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밝힌 허가심사 인력 확대 및 최신 시험법 적용 방안 등이 이번 인보사 사태와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앞으로 허가 신청시 개발 초기 실시한 시험자료를 두고 필요한 경우 최신 시험법으로 다시 시험해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발초기 성분이 바뀌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신 시험법의 필요성은 인보사 허가 당시 RAPD 검사(DNA 지문분석)에서 문제점을 찾지 못했지만 이후 보다 최신 시험법인 STR 검사를 통해 신장세포(GP293)를 발견했다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주장에서 불거졌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자들은 연골세포와 신장세포의 구분은 이전 시험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에 따라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이번 인보사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세포치료제 연구원은 “기존 분석결과에 미비한 점이 있을 경우에는 STR 등 다른 시험법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식약처가 기존법 테두리 안에서도 충분히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제도개선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코오롱생명과학의 사례는 이전 시험법을 적용해 세포유래를 몰랐다고 볼 수 없다”며 “RAPD를 지금 다시 해봐도 (신장유래 세포라는)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식약처의 조치가 불필요한 규제강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최신 시험법과 관련한 규정은 미국 FDA에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인보사 품목 취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윤리적인 이슈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지만 바이오산업 전반에 악영향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허가심사 전담인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식약처의 계획 또한 인보사 사건에 대한 식약처의 실책을 인력부족으로만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의 원인을 인력부족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바이오업체 연구원은 “인보사 실제 성분이 허가당시 제출서류와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은 식약처 인원이 적기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허가심사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면 인원의 문제를 넘어서 과학적인 깊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식약처가 내놓은 대책은 그동안 논의해왔던 개선책들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바이오업체 관계자도 “그동안 식약처의 허가심사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고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인보사 사건을 이용해 인력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식약처가 최신 시험법이나 인력을 탓하기보단 세포치료제 등 관리가 미흡한 행정상의 문제를 철저히 분석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최근 상장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바이오를 기간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며 “국산신약 개발성공을 넘어서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이 과제로 남은 상황에서 인보사 사건으로 국산신약의 신뢰훼손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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