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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채권단 주체인 까닭은
정혜인 기자
2019.04.16 15:21:00
금융권 재무약정 발목…목소리 낼 수 없는 ‘금호’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33%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번 매각 과정에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수차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데 이어, 채권단이 돈줄까지 쥐게 되면서 사실상 주도권을 전부 빼앗겼다.


그룹의 정체성과도 같은 아시아나항공을 제3자에게 처분하게 된 것은 채권단과 맺은 재무약정 영향이 컸다. 재무약정은 금융권 전체 대출 가운데 0.1% 이상을 차지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주채무계열 집단을 대상으로 한다.


금융감독원이 매년 주채무계열 대상을 정하는데, 이 집단으로 선정되면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매년 4월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를 깊이 들여다본다. 만약 채권단이 세부 평가를 통해 부실을 발견하면 일정 수준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을 재무약정을 통해 확약받는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신규 대출을 멈추고,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한다.


금호그룹도 이 재무약정에 발목 잡혔다. 2000년대 중후반 대우건설과 현 CJ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다는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쳤다. 한 차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금호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을 채권단에 넘겨야 했다. 2015년 금호산업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을 되찾아오면서 다시 한번 레버리지를 크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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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빡빡한 인수구조로 부채가 불어난 금호그룹과 작년 4월 재무약정을 체결하고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나름 잘 이행하는 듯 했으나, 지난 3월 감사보고서 ‘한정’ 논란이 터지자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하는 이슈로 이어졌다. 유동성 위기가 다시한번 불거지자 채권단은 거세게 압박했다. 이달 재무약정 만기가 다가오면서 금호그룹은 만기 연장을 요구하며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부족한 내용에 채권단의 신뢰만 잃었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경영진의 교체가 없을 시 자금을 지원해주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당장 오는 25일 600억원의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등 유동성 위기가 겹겹이 쌓인 금호그룹은 채궈난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전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향으로 수정 자구안을 다시 작성해 채권단에 제출했다.


수정 자구계획 내용은 매각 주체가 채권단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탠다.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 일가의 꼼수를 원천 차단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수정 자구안은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 조건을 포함했다. 드래그얼롱은 소수 지분 투자자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1대주주를 끌어와 함께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현재 채권단은 보통주 출자전환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구주를 보유한다면 매각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된다.


금호타이어 매각 당시 걸림돌이 됐던 상표권 위험도 원천 봉쇄했다. 과거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상표권을 빌미로 삼아 인수합병(M&A)을 늦춘 적이 있다. 금호그룹은 이번 M&A는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도 포함된다는 내용을 확실하게 담았다.


이외에도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거나 매각가를 정하는 과정에서 금호그룹이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수천억원의 자금 지원도 어렵게 약속을 받아냈는데 결정권을 갖고 있겠냐는 이유에서다.


시장 관계자는 “자금력이 있다면 모를까, 자금지원이 급한 상황에서 금호그룹이 매각 주도권을 갖고 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채권단으로부터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금을 지원한다는 약속을 받은 상황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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