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2대주주 금호석화의 속내는
박삼구 회장 사내이사 취임 반대로 실력행사한 사례도 존재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한 가운데 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 3의 기업 또는 투자자가 인수자로 낙점됐을 때에는 어떤 식으로든 금호석유화학과 우호적 관계 형성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밝힌 당시 가장 먼저 인수 후보 물망에 올랐던 곳 중 하나가 금호석유화학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곳이라는 점에서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가업이 제 3자에게 넘어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시나리오는 설득력을 얻었다.


박찬구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와 전략적 협력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호석유화학이 회사 명의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금호석유화학의 속내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엇박자는 박찬구 회장이 말을 바꾸는 바람에 일어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상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12%(지난해 말 기준)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최소한 자신들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이같은 역학관계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는 곳들 입장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의 존재감을 간과하기는 쉽지 않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이 경영 참여를 전제로 하지 않은 단순투자 목적을 띠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 권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충분히 실력 행사가 가능한 수준의 지분이기 때문이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지분만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금호석유화학과의 지분율 격차가 21.5%포인트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은 한때 같은 기업집단에 소속돼 있었다. 2010년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계열분리해 독립하면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계열분리 이후에도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배경에는 이같은 사연이 자리잡고 있다.


형제의 결별은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를 훼손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지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양 측은 연이어 송사를 벌인 것은 물론, 적법성과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양 측이 한창 대립각을 세우던 시절 금호석유화학이 2대 주주 자격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실력행사 한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4년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어난 일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속적으로 회사를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 취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박삼구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4년 만의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입성에 성공했지만, 일련의 소동으로 모양새를 상당히 구겼다.


아시아나항공의 원매자 입장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결국 금호석유화학 측과 ‘전략적 협력’이라는 명목의 신사 협정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만약 금호석유화학의 동의 또는 최소한의 묵인 없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곳이 나타난다면 상당한 불협화음을 각오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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