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후보 열전
‘주판알’ 튕기는 채형석 부회장…실탄 아쉬운 애경
[아시아나 인수후보 열전] FI와 컨소시엄 가능…에어서울·부산 기대 클 듯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까. 그룹의 공식적 입장은 내부적으로 어떠한 검토도 진행하지 않고 있단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자금 여력이 풍족치 않은 만큼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단숨에 국내 최대 항공운송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는 데다 물류망 확대 등에도 시너지도 기대되는 만큼 관망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투자은행(IB)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채 총괄부회장은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장남으로,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제주항공을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자리매김 시킨 인물이다.


채 총괄부회장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단숨에 국내 최대 항공운송사업자 타이틀을 따낼 수 있는 데 있다, 제주항공 등 주력 계열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제주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단거리 위주에서 벗어나 중단거리로 보폭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노선도 확보할 수 있다. 애경산업과 애경유화도 기내면세점 확보 및 물류망 확대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애경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실탄이 넉넉지 않다 보니 채 총괄부회장이 인수전 참여여부를 함구한 채 득실만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애경그룹 역시 “현재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작년 말 연결기준 5114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투자부동산 1096억원, 이익잉여금 4903억원 등 작년 말 보유한 유동자산은 총 1조3067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투자 및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한 인수합병(M&A)에 투입가능 한 재원은 4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전해진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적정 몸값으로 1조2000억원 안팎을 생각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애경그룹이 쏠 수 있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즉 무리하게 인수에 나설 경우 재무적 부담 확대에 따른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단 우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를 결정한다면 단독이 아닌 SI나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와 한화, 롯데 등 유동성이 풍부한 그룹들이 아사아나항공 인수자로 집중 조명 받고 있긴 하지만 애경그룹도 유력 잠재후보”라며 “자금력만 보면 다른 그룹에 비해 부족하지만 항공산업을 해본 경험과 KDB산업은행의 신뢰 등을 고려하면 인지도 있는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무서운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막대한 투자와 적자로 제주항공이 어려움을 겪을 당시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는 승부수를 던져 제주항공을 살려낸 것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높은 평가를 받는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보다는 이 회사의 계열사인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에 관심이 더 클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사업효율성 측면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설립 때부터 미국 보잉사의 B737 한 기종만 운영, 정비 등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해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보잉 및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5개(A350-900, B747-400, B767-300, A321-100/200, A320-200) 기종을 운영 중이다. 이와 달리 에어서울은 에어버스 321-200 단일기종만 보유 중이고, 에어부산은 321-200과 320-200 등 2개 기종을 운영하고 있다. 애경그룹 입장에선 에어서울 등 LCC를 인수하는 게 제주항공과 같이 단순한 사업구조를 만드는데 용이한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단 것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사업구조가 장점인 LCC가 대형 항공사를 인수할 때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고려하면 제주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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