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IB투자는 다른 벤처캐피탈과 비교해 보수적으로 몸값을 책정한 만큼 밴드 상단 수준 공모가 산정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최근 상장에 성공한 벤처캐피탈들이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에 못 미치는 공모가를 기록하고 있어 업계에서 내놓는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아주IB투자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희망가액 밴드를 2000원~24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밴드 상단이 2400원을 기준으로 책정한 아주IB투자의 예상 시가총액은 2900억원 수준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밴드 상단을 초과할 수도 있어 시총 3000억원 달성도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캐피탈 중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 곳은 우리기술투자다. 우리기술투자의 지난 17일 종가 3375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2852억원이다.

아주IB투자는 기존 발행주식 1억895만4050주에 신주 1220만주를 더해 총 1억2115만4050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7월 1:10의 액면분할을 단행하고 8월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주식수가 대폭 늘어났다.

이번 공모가 산정은 유사회사의 평균 PER인 22.5배를 적용한 상대가치 평가방법을 사용했다. 유사기업으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린드먼아시아 등 4곳을 선정했다. 이들의 2017년 온기 실적을 적용한 PER과 2018년 반기 연환산 실적을 적용한 PER의 평균은 22.5배였다.

먼저 아주IB투자는 지난해 회사의 당기순이익과 올해 반기 연환산 당기순이익의 평균인 173억3500만원에 PER 22.5를 곱해 평가 시가총액을 3900억원으로 계산했다. 평가 시총을 상장 예정 주식 수로 나눠 산출한 주당 평가가액 3219원에 37.9%~25.4%의 할인율을 적용한 결과 공모가 밴드가 2000원~2400원으로 정해졌다.

아주IB투자의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PER은 2016년 이후 상장한 벤처캐피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상장한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 나우아이비캐피탈은 각각 PER 32.2배, 36배, 26.5배를 적용했다.

최근 여러 벤처캐피탈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냄에 따라 아주IB투자는 적용 PER 산정에 있어서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상장한 벤처캐피탈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린드먼아시아, SV인베스트먼트, 나우아이비캐피탈은 현재 시장에서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아주IB투자는 지난 몇 년간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운용자산 규모도 타사 대비 크기 때문에 업계 상위권의 시가총액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최근 상장한 벤처캐피탈들의 수요예측 결과와 주가를 고려했을 때 목표 시총인 3000억원 수준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IB투자는 2008년 아주산업이 기보캐피탈 지분을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인수, 경영에 참여하면서 사명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현재 아주산업이 지분 82.8%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다. 총 운용자산(AUM)은 1조3711억원 수준으로 벤처캐피탈 업계 4위권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