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70년 전통의 국내 1호 토목 건축회사 삼부토건이 위태롭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로 법정관리에 돌입한 지 3년만에 가까스로 새 주인을 찾아 나섰지만 다시 경영권 분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법원의 인가후 인수합병(M&A)에 낙점된 인수자 측은 하루빨리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반면 노동조합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자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그 동안 진행된 삼부토건 M&A 진행경과를 되짚어 봤다.

최근 삼부토건은 회사에 필요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적인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다시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관계자에 따르면 현 경영진 측은 300억원대의 일반공모 유증을 단행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다. 유증 발행 조건은 할인율 30%, 우리사주와 일반공모에 각각 20%, 80%를 배정했다. 회사에 자본금을 높이고 현 경영진과 노조 측에 우호적인 주주를 조금 더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노조 측도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안건은 최종 부결됐다. 이사회 멤버 4명 가운데 2명이 찬성, 1명 반대, 1명 기권으로 유상증자 안건이 최종 부결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우진과 이에 반대하는 현 경영진과 노조 측은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오는 11월 열리는 삼부토건 주주총회가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진과 삼부토건 현 경영진, 그리고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노조는 여러 안건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우진은 마지막 남은 디신퉁의 흔적인 류둥하이 회장을 삼부토건 이사진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신퉁은 최초 삼부토건 인수를 추진했던 DST로봇의 중국측 주주다. 반면 경영진과 노조 측은 우진 주장에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 경영진 측은 손진규·김우식·민승욱·천징 씨를 삼부토건의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손진규·김우식·민승욱 씨는 삼부토건 직원 출신이며, 천징씨는 디신퉁 측 사람이다. 노조도 이 같은 경영진의 안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우진은 안근철·오세진·곽장운·정창무 씨를 후보로 내세웠다. 이들은 모두 우진과 우진의 우호세력인 STS개발 관련 인물이다.

주주총회는 의결권 대결로 결판이 날 전망이다. 우진은 DST로봇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총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5월 DST로봇은 우진인베스트사모투자합자회사에 보통주 288만1845주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의결권 위임은 지난 5월30일 이후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두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주주총회 의장인 이응근 삼부토건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의결권 행사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응근 대표는 삼부토건에서 근무한 지 1년째다. 이에스브이 관련 인물인 J씨가 지난해 대표이사로 추천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이응근 대표는 노조와 직원들의 지지를 받았던 상황이라 우진 측에 다소 불리한 총회가 진행될 가능성이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