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위기 탈출
사우디·이라크에 명운 걸렸다
⑥ 악성 사업장 마무리 단계…고비 넘긴 BNCP, 미수채권 감소





[편집자주] 한화건설은 최근 5년간 끊임없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호기롭게 11조원의 이라크 비스미야 프로젝트를 거머쥐었지만 해외와 국내 주택사업에서 연이어 부실이 터졌다. 보유하고 있는 비주력 자산과 주식을 매각하고 자본시장에서 잇따라 자금을 조달해 하나 둘 급한 불을 껐다. 그룹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았다. 다행히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한화건설은 다시 투자를 재개하며 이전과 달라진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건설 유동성 위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봤다.


한화건설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는 해외였다. 이중에서도 최악을 꼽으라면 단연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 발주처의 변덕 탓에 플랜트 공사는 연기되기 일쑤였고 이 과정에서 한화건설의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반면 이라크 비스마야 공사(BNCP)는 성격이 약간 달랐다. 사우디처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곳도 아니고 발주처가 까다롭지도 않다. 불안정한 정국 탓에 이라크 정부가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할 능력이 있느냐가 핵심이다. 한화건설의 실적 턴어라운드도 결국 이들 해외사업이 얼마나 잘 풀리느냐에 달려있다.


◆중동 9개 플랜트 공사, 계약 잔액 89% 감소


한화건설의 해외사업은 애증이 교차하는 대상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기쁨도 잠시, 2014년과 2015년 각각 4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더 이상의 손실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지난해에도 2200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 사우디에서 입은 손실액만 7000억원이 넘는다. 한화건설이 사우디 현지법인 ‘Hanwha Saudi Contracting’에 대여한 잔액이 7337억원이다. 올해만 두 차례(1월, 4월)에 걸쳐 3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빌려줬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시공을 맡은 한화건설 사우디 법인의 공사원가율이 100%를 넘을 경우 대여금은 결국 대손충당금을 쌓는데 사용한다”며 “예상되는 손실을 먼저 잡고 예정원가조정을 통해 반영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올해 6월말 기준 한화건설이 진행 중인 준공 임박 플랜트 사업은 총 8개다. 이중 절반이 넘는 5개가 사우디에 몰려있다. 짧게는 2013년, 길게는 2009년 공사를 시작해 공사기간이 5~9년에 달한다. 공사 진행률은 모두 98%를 넘었다.


우선 법적 준공을 의미하는 FAC를 완료한 사업장은 마든 골드(Maaden Gold) 프로젝트와 마라픽(Marafiq)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다. FAC를 수령하면 건설 목적물에 대한 책임이 발주처로 이전된다. 준공을 완료했다는 의미다. 마든 골드 프로젝트는 지난해 3분기 지체상금(345억원)을 반영한데 이어 최근 공사 지연에 대한 책임소재 논의도 완료했다. 마라픽 프로젝트는 지난해 LD(Liquidated Damages) 10%를 반영해 432억원 손실을 인식한데 이어 9년 만에 공사를 끝냈다.


마든 PAP 프로젝트와 얀부Ⅱ 수력발전소 프로젝트 패키지 1과 3은 PAC를 완료했다. PAC는 기계적 준공 승인을 말하며 이후 하자보수 등 보증기간을 거쳐야 한다. 일부 건설사들은 PAC를 발급받을 경우 해당 프로젝트를 회계적으로 준공 처리한다. 다만 PAC 완료 이후에도 추가 손실이 발생하거나 FAC 발급까지 2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중동발 플랜트 공사는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2014년 이전 중동에서 수주한 9개 플랜트 공사의 올해 6월말 기준 계약잔액은 1982억원으로 2013년말(1조 8386억원) 대비 89.2% 감소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중동 플랜트 사업장의 손실요인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지체상금(DD) 관련 LD는 지난해 전액 비용으로 선반영됐기 때문에 실제 지체상금이 발생해도 추가 손실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BNCP, 공사대금 37% 받아


11조원 규모의 BNCP 사업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는 자금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전쟁과 테러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 다만 사우디와 달리 의도적으로 준공 확정을 미루거나 과도한 설계변경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여력이 생기는 대로 공사비도 빠르게 지급하고 있다. 플랜트사업에 비해 주택건설 사업의 난이도도 낮은 편이다. 채산성도 우수한데다가 공사 초기에는 이라크 정부가 미리 선수금을 챙겨주는 구조였다.





다만 그동안 우려를 샀던 부분은 2015~2017년 공사 진행이 지체되면서 미수채권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IS 사태에 따른 정정불안과 저유가로 이라크의 재정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라크 주택사업 연간 매출액은 2013년 832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2732억원에 머무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인식된 누적매출액은 2015년 2조5493억원, 2016년 3조654억원, 2017년 3조988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라크 미수채권 규모도 2016년 4028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6027억원으로 증가했다.


다행스럽게도 국제 유가 상승과 IS 격퇴로 국방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이라크 정부의 공사비 지급이 점차 원활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2억3000만달러, 8월에 8600만달러 공사대금을 수령하면서 잔여 미청구공사 대금 2656억원을 해소했다. 올해 10월말 기준 21억5000만 달러의 선수금과 15억7000만 달러의 기성공사대금 등 총 37억달러(약 4조원)의 공사 대금을 받았다. 총 공사대금 (101.2억불)의 37%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공정률(33%)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장 인력 확충 등을 통해 공사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BNCP 사업의 매출인식이 본격화할 경우 한화건설의 영업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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