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성장지원펀드 출범, 내년으로 미뤄지나
미드캡·그로쓰캡 운용사, 기한 연장 고려…출자기관-운용사 엇박자



올해 연말 출범을 목표로 했던 성장지원펀드의 최종 결성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펀드 결성 시한이 약 20일 남은 상황에서 아직 펀드 최소 의무 결성 금액을 채우지 못한 운용사가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출자기관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 등에서는 여전히 연내 결성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위탁운용사들은 결성 기한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 위탁운용사 상당수가 사실상 연내 펀드 결성이 어렵다고 판단, 결성 기한 연장을 추진한다. 시장의 매칭 자금 기근과 기존보다 짧게 주어진 결성 시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출자사업에서 총 9개월의 펀드 결성 시한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올해 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에서는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의 시한을 제시했다.


위탁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진행된 여러 블라인드 펀드 출자사업으로 인해 매칭 자금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기한이 연장돼야 정상적으로 펀드 결성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장지원펀드는 창업 초기 이후 성장단계의 중소(벤처)·중견기업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기 위해 기획됐다. 주로 인수·합병(M&A), 해외 진출 등을 위한 성장자금 공급과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세컨더리 등 회수단계 투자에 특화된 펀드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은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5700억원, 산은캐피탈이 1000억원, 성장사다리펀드가 1000억원, 정부가 1700억원을 출자했다. 총 출자금액은 9400억원에 달한다.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미드캡, 그로쓰캡, 벤처, 루키 등 총 4개 리그로 구분해 18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현재까지 펀드 결성을 완료한 운용사는 총 18곳 중 4곳이다. IMM인베스트먼트(미드캡리그, 3500억원 ‘페트라 7호 사모투자합자회사’), 플래티넘파트너스(벤처리그, 625억원 ‘플래티넘-혁신벤처펀드’), 뮤렉스파트너스(루키리그, 301억원 ‘뮤렉스 웨이브1호 1코노미투자조합’), 이상파트너스(루키리그, 450억원 ‘이상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이 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또 미드캡리그 신영증권-우리PE(Co-GP), 아주IB투자, NH투자증권, 코스톤아시아 등도 펀드 결성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DSC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지엔텍벤처투자, 플래티넘기술투자,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벤처리그 운용사들도 대부분 최소 결성 금액 이상의 자금을 모은 만큼 연내 결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루키리그에 포함된 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도 현재 정관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펀드 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문제는 미드캡리그와 2차로 선정된 그로쓰캡리그다. 미드캡리그 운용사 2곳과 그로쓰캡리그 2곳은 사실상 연내 펀드 결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미드캡리그와 그로쓰캡리그는 성장지원펀드에서 가장 큰 규모의 펀드 조성을 담당한다. 4곳이 올해 안에 펀드 결성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9000억원 규모 펀드 출범이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미드캡리그 운용사들의 경우 출자사업 당시 부터 펀드 결성 과정의 차질이 예상됐다.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별다른 경쟁 없이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출자사업 당시 미드캡리그는 다른 리그와 다르게 지원율이 매우 저조했다. 3곳의 운용사 선정에 3곳이 지원해 지원율이 1:1에 불과했다. 지원서를 제출한 모든 회사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미드캡리그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올해 안에 최소 결성금액을 모으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두 운용사는 산업은행으로부터 각각 1200억원의 자금을 출자받았다. 최소 결성 규모는 3000억원이다. 두 곳은 지난 6월부터 약 5개월간 펀드 결성 작업을 진행했지만 최소 기준보다 약 500억원 적은 약 25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달 안에 500억원 이상을 출자를 확정할 유한책임출자자(LP)가 없는 것으로 보여 펀드 결성 시기는 자연스레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앞선 두 운용사는 현재 1200억원 규모 출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행정공제회 등 출자사업에 지원한 상태다. 행정공제회 위탁운용사 선정 결과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또 그로쓰캡리그 운용사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 8월 2차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SBI인베스트먼트와 인터베스트 등은 펀드 결성 기한을 연장해 내년 1분기 중 펀드 결성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에서 제시한 결성 시간은 4개월에 불과했었다.


출자사업 당시 산업은행과 성장금융은 출자확약서(LOC) 확보를 주요 심사 기준으로 설정하는 등 결성 가능 여부를 꼼꼼히 따졌었다. 정부 차원에서 연내 성장지원펀드 출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인 산업은행과 성장금융 입장에서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연내 펀드 결성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또 지난해 12월 산업은행 내 신설 조직인 혁신성장금융본부가 주관한 첫 출자사업인 만큼 성공적인 펀드 출범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던 것이 사실이다.


산업은행은 현재까지도 펀드 결성 기한 연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산업은행 간접투자금융실에서는 위탁운용사들을 수시로 만나 올해 안에 대부분의 펀드 결성이 완료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위탁운용사들과 기한 연장에 대해 협의한 바가 전혀 없다”라며 “12월 말까지 모든 운용사가 펀드 결성을 완료하는 방향으로 펀드 결성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한 연장은 올해가 지난 이후에 협의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