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전은 옵션이 아니다
홈플러스 송도점 천장 마감재 추락…삼풍백화점과 닮은꼴

“천장 마감재 추락은 습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종종 일어나는 일이에요”, “별로 큰 일이 아닌데 입에 오르내리면서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지난 4월 20일 인천시 연수구 홈플러스 지하주차장 2층 천장 마감재가 일부 무너져 내린 가운데 구조물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지난 4월 20일 인천 연수구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2층 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매장 시공사, 운영사 관계자들이 한 말이다. 이들은 이 사고로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니 ‘별 거 아닌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홈플러스 송도점이 2015년 10월에 오픈해 완공한지 4년도 채 되지 않은 건물이라는 점이다. 건물 시공을 맡았던 호반건설은 기본 설계에 포함했던 메탈라스(단열재를 감싸는 마감재)를 중간에 설계 변경해 시공에서 제외했다. 이를 두고 부실 시공이라는 논란이 일어났다.


호반건설은 시공에는 문제가 없고 홈플러스 측의 운영·관리가 소홀했던 탓이라며 회피하고 있다. 회사의 이익 증대를 위해 시공 단가를 낮췄다는 부실 시공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 지하주차장 천장 보강공사를 마쳤지만 원인 제공자가 판명되면 공사비를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송도점에서 천장 마감재가 떨어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지하2층 주차장 천장 곳곳에서 수차례 마감재가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불안하다.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도 기본 설계와 다르게 시공했는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내부 골재들은 과연 설계대로 사용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운용이 외부 민간업체를 통해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매장을 운영하는 홈플러스도 사고 사실을 감추는데만 급급했다. 사고 소식을 접했음에도 매장 고객들에게 이 사실을 방송을 통해 알리지 않았다.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 탈락 현장 일부만 비닐로 가리고 ‘환경 개선 작업 중’이라는 종이만 붙인 뒤 영업을 계속 이어갔다. 천장 마감재가 수차례 떨어졌지만 영업 중단에 따른 실적 하락을 우려한 것이다. 경찰 신고도 사고 발생 사흘 뒤에 이뤄졌다.


관할 행정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사고가 민간건물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안전관리는 건물주 소관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시민들이 건물의 안전문제를 제기해도 건물주 측에 안전진단을 권고할 수는 있을뿐 명령, 보강이나 재시공을 강제할 권리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피해를 입게 되는 건 홈플러스에 장을 보러가는 시민들이다. 이번 사고로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운이 좋았다고 여길 일은 아니다. 회사들이 각자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 안전문제를 축소하거나 덮는다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제 2의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가 재현될 수 있다.


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슴아픈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도 매장 완공 6년 만에 발생했다. 붕괴가 발생하기 며칠 전부터 금이 가고 천장에서 시멘트 가루가 떨어졌으며 건물이 기우는 등 다양한 붕괴 조짐이 있었다. 이 때 백화점 문을 닫고 원인이 무엇인지 들여다봤다면 무고한 생명이 사라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별거 아닌 일’이라고 변명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내 전재산을 털어 마련한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천장 마감재가 곳곳에서 무너져 내린다면 종종 일어나는 일이니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가족들이 다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화가 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단언컨대 안전에 관한 문제만큼은 그럴 수도 있는 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안전은 옵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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