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인식개선 돼야 국산맥주 ‘꽃길’
①캠페인 통해 ‘국산맥주 맛없다’ 통념 깨야 판매 증가 예상
자료 : 국세청, 『국세통계연보』(환산출고량 기준); 한국주류산업협회 내부자료 재인용


내년 1월 종량세로 개편되고 나면 국산맥주의 판매량은 회복될까. 그동안 다른 과세표준으로 국산맥주의 가격경쟁력이 수입맥주에 비해 불리했던 만큼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국산맥주는 맛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편견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판매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시장의 공통된 얘기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지난 3일 열린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시장에서 수입맥주의 양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이는 소비자의 기호변화에 따른 것이 아닌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사이의 출고가 차이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실장의 얘기처럼 국산맥주는 그동안 조세형평성 측면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국산 맥주의 경우 제조원가에 광고, 인건비, 이윤까지 합한 금액을 출고가로 산정한 뒤 여기에 세금(72%)을 매기는 반면, 수입 맥주는 수입신고가격과 관세에 국산과 동일한 72%의 세금을 적용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국산맥주와 달리 수입맥주는 신고가격만 낮추면 세금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는 구조다 보니 맥주 한 캔(355㎖)당 평균 주세가 수입(212원~318원) 대비 국산(395원)이 많게는 86%나 높았다.


이로 인해 국산맥주의 경우 수입맥주와 같이 ‘4캔에 1만원’과 같은 프로모션을 전개하기 힘들었고, 판매량 제고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세청의 주세신고현황 통계만 봐도 2017년 국산 맥주의 출고량은 182만3899㎘로 2013년에 비해 보다 11.5% 감소한 반면 수입맥주는 32만6978㎘로 같은 기간 246%나 증가했다. 주세 차이로 국산맥주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던 업계의 주장이 빈말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주세가 동일해지면 국산맥주 판매량이 다시 늘어날까. 시장에서는 일부 개선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맥주 회사들은 우리나라 먹거리와의 궁합을 고려해 ‘레귤러 라거’ 생산에 집중해 왔던 것이다. 수입맥주 역시 여러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오다 보니 에일이나 스타우트, 밀맥주 등 종류가 다양한 것이지 제품별로 보면 생산지역의 문화와 식생활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국산맥주가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한 것은 맞다. 그러나 세계적인 주류식품경연대회인 ‘몽드셀렉션’ 등에서 여러차례 수상했던 걸 고려하면 맛이나 품질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2012년 다니엘 튜더 당시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발언이 원료와 발효 방식에서 오는 맛의 차이를 고려치 않은 것임에도 소비자들은 지금도 사실인냥 받아들이고 있단 점이다. 아울러 국산 레귤러 라거는 식당에서 ‘소맥(소주+맥주 폭탄주)’용으로나 찾는 제품이 됐고, 국산 맥주 회사들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시한 에일 및 올몰트 제품 역시 평가절하되며 경쟁력을 보여주기 못하고 있다.


이에 국산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경쟁력을 다시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또한 주류협회뿐만 아니라 국내 맥주 회사들도 단순히 제품 홍보에만 열을 올릴게 아닌 국산맥주의 포지션을 재정립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종량세 전환은 국내 맥주 제조산업에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생긴 것일 뿐”이라며 “수입맥주로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각 업체가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여러 마케팅과 캠페인이 동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최근 소비트렌드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인 만큼 국산 맥주 회사들이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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