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전 회장, 후계자 지목했나
⑤ '관록 앞세운' 조현아 vs.'경영진 힘' 조원태 vs. '엄마 지원' 조현민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과연 누구를 후계자로 점찍었을까. 상속과 관련한 직접적 유언을 남기지 않았지만 유고 전 맏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불러 남은 동생들을 부탁한다는 얘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석하기에 따라 맏이인 조현아 전 부사장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 전 부사장은 3남매중 가장 먼저 한진 경영에 참여, 고인으로부터 경영수완을 인정받았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故 조 전 회장은 생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만44세)을 가리키며, 조원태(43세)·현민(35세) 남매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가 맏딸에게 당연히 전할 수 있는 얘기지만 상속문제로 분쟁을 예고하는 상황이라 재계에서는 예사롭게 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故 조양호 전 회장은 별도로 상속인을 정해놓지 않았고 유서도 없었다. 

현재 한진그룹의 총수일가와 그룹 임원진은 상속 문제를 놓고 3남매를 중심으로 설전을 펼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에 비해 1살 어리지만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그룹 임원진들을 우군으로 두고 있다.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지원을 받고 있다.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별도의 지원군을 두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출신인 조 전 부사장은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 2004년 기내식사업본부 ISP총괄에 오른데 이어 2006년 상무보로 임원진에 올랐다. 동생 조원태 회장이 2003년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차장)으로 입사한 데 비해 4년 앞선다. 

현재 그룹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인물은 장남 조원태 회장이다. 故 조 전 회장 타계 후 삼남매 중 한진칼이나 대한항공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던 인물은 조 회장이 유일했다. 현 전문 경영진들을 포함한 임원진들을 든든한 우군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조 회장에 비해 8살 어린 조현민 전무가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동안 경영에서 손을 뗐던 조 전무가 지난 10일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삼남매가 서로 다른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역시 해외명품 밀수 혐의에 대해 재판부로부터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구속을 면하면서, 조만간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남매가 독립경영을 통해 본래 의도대로 '따로 또 같이' 경영권을 지켜나간다면 문제 없겠지만, 지난 5월 공정위원회 동일인 지정 때와 같이 아버지 지분 상속을 두고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삐걱거릴 수도 있다. 여기에 이명희 전 이사장과 임원진 등 관계자들까지 얽혀 있어 재차 갈등 국면이 재연될 개연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휘어잡을 마지막 승자는 누가 될까. 
맏딸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故 조 회장으로부터 후계자로 지목 받았다면 남매들 사이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원태 회장의 경우, 실무 담당 임원들을 가까이 두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막내 조현민 전무는 故 조 전 회장의 지분 5.94%를 받아 후계 구도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것으로 예상되는 어머니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대주주인 KCGI(이른바 강성부펀드)마저 한진칼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삼남매 모두 영향력이 막강해 누가 최종 우승자가 될 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실제로 유언이 나왔더라도 법적 상속분에 따라 삼남매는 故 조 전 회장의 지분을 3.96%씩 동일하게 나눠 갖는다"며 "결국 故 조 전 회장 지분 5.94%를 받는 이명희 전 이사장이 어떤 인물을 최종 후계자로 선택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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