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갑수 블록체인協 회장 '신규가상계좌·금융위 인가' 해결할까?
참여정부 시절 금감원 부원장·文캠프서 금융담당...정부여당-업계 가교역할 기대


한국블록체인협회(이하 협회)를 끌고 갈 오갑수 신임회장에 대한 블록체인 업계의 기대가 남다르다.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고 관련 법안이 본회의 통과를 앞둔 가운데, 정부여당과 금융당국 업력을 가진 오 회장이 정부와 암호화폐 시장의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회장이 풀어야 할 난제는 암호화폐 거래소(이하 거래소) 신규·가상실명계좌와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인가 두 가지다. 그동안 진대제 전 회장을 비롯해 협회와 관계자들이 다양한 경로 활로를 모색해봤지만, 번번히 정부 기조에 부딪혔다. 


현재 거래소의 신규 가상계좌 발급은 1년 5개월째 묶여 있다. 지난해 1월30일 정부가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다. 금융위는 은행에 거래소 자금세탁방지 관리감독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거래소에 신규·가상계좌 발급을 중단하도록 간접 규제했다. 결과적으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기존에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들은 신규 발급이 중단되거나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발급받지 못한 중소거래소 대부분은 집금계좌(벌집계좌)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지난 21일 내놓은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과 이를 반영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에 따르면 거래소들은 가상계좌를 발급받지 않으면 영업을 할 수 없다. 기존 거래소들도 신규계좌를 발급받거나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명시되지 않아 개정안이 통과된 후 신규 이용자 유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규·가상계좌 발급에 거래소 생사가 달린 셈이다.


금융위 인가도 마찬가지다. 협회는 지난해 말 금융위 인가를 받기 위해 신청서를 냈다. 오픈블록체인협회와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은 반면, 금융위는 연이어 협회 인가를 거절하면서 난관에 빠졌다. 협회는 금융위가 신청서 내용 중 ICO 부분와 교육 사업 등을 문제삼아 현재 3차 신청서 보강 작업 중이다. 금융위가 요구한 거래소의 5년치 사업기록도 협회와 거래소 설립 시기 등의 문제로 제출이 불가능해 인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협회가 청와대와 금융감독, 정부 여당에 네트워크가 탄탄한 오 회장을 수장으로 앉힌 것도 이같은 숙제를 해결하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오 회장은 친문(親文)으로 분류되는 금융계 인사다. 참여정부 시절에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역임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금융경제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윤석헌 금감원장과는 서울대 경영학과 66학번 동기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오 회장은 취임 전 청와대 인사를 만나며 업계의 고충과 관련 내용에 관해 몇 차례 자리를 갖고 의견을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최화인 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학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에 금융권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만큼 회원사와 협회에 큰 기여를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블록체인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의 뚜렷한 입장 변화가 없는 이상, 업계와 협회가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며 “FATF 권고안이 나오고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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