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에 발목 잡힌 블랙야크
값비싼 후계자 수업료 논란…브랜드 정체성 담은 '플랫폼'으로 출구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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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가 5년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정확히 2014년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를 인수한 시점부터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장남인 강준석 상무가 나우 인수를 주도했던 까닭에 후계자 수업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플랫폼' 정착의 일환이라며 문제 없단 입장이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개별기준 3863억원의 매출과 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7% 줄었고, 영업이익은 84.8%나 급감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1.1%로 같은 기간 5.9%포인트 하락했다. 연결기준 실적은 더 나쁘다. 매출은 3869억원으로 이 기간 4.5% 줄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5억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블랙야크의 실적 악화는 아웃도어 시장이 유명 연예인을 위시한 광고가 넘치는 레드오션인 데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불황의 영향이 크다. 여기에 제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작년 '나우하우스', '알파인센터' 등의 이색공간 마련에 투자를 늘렸던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랙야크 관계자도 "작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전을 위한 투자를 단행한 시기"라며 "최근 몇 년간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출혈경쟁에다가 소비불황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블랙야크의 실적 악화가 단순히 소비불황과 투자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강준석 상무가 야심차게 론칭한 나우의 부진 영향이 더 크다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나우를 인수한 2014년을 기점으로 실적 하락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블랙야크의 매출액만 봐도 나우가 없었던 2013년에는 5805억원에 달했으나 자회사로 편입된 2014년 577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2015년 5066억원, 2016년 4267억원, 2017년 4050억원, 2018년 3869억원으로 4년 새 33%나 줄었다. 영업이익도 다르지 않다. 2013년 1105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5년간 연평균 45.2%씩 감소한 까닭에 지난해에는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실 나우는 인수 당시였던 2014년에도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회사였다. 강태선 회장이나 강준석 상무 역시 부채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인수했던 만큼 블랙야크의 브랜드파워를 통해 이런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던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지금껏 실적과 재무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나우의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낮다 보니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 재무 개선은 고사하고 블랙야크의 자금으로 연명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블랙야크는 나우에 281억원의 대여금을 지급했고, 대손충당금으로 151억원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강 회장이 2세에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블랙야크는 단기 성과에 조바심 내지 않고 중장기적 비전을 위해 '플랫폼' 안착에 주력하고 있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4년부터 하락세인 실적을 두고 회사 내부적으로 브랜드 본질과 핵심가치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왔다"며 "스타를 기용한 다운 점퍼 광고같은 기존을 답습한 마케팅을 벗어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야크 100대 명산'과 같은 플랫폼 안착을 통해 충성고객 확보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며 "블랙야크만의 색깔이 담긴 플랫폼에 장기적 투자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우는 미국 브랜드로 실질적 운영은 한국 사업본부가 따로 하고 있다"며 "강준석 상무는 경영전략 등 큰 결정사항에만 참여하고 있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강 상무는 미국에서 대학 졸업 후 2009년 블랙야크에 합류했다. 블랙야크 내 상품기획부, 소싱팀, 글로벌팀 등에서 실무 능력을 쌓고 이후 글로벌사업본부를 맡아 나우 코리아를 론칭하고 2015년부터 나우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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