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발행어음 징계 파장
TRS 통한 '최태원의 주식 파킹'
TRS 계약서 상시 매수선택권·임의매각금지권 명시
금융당국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불법 운용을 적발하면서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통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식 파킹' 거래가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운용자금을 사실상 개인대출이라고 판단한 근거도 TRS 계약상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의 실질 소유주였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6월 보고펀드 보유의 SK실트론 지분(19.4%)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인 키스아이비제십육차를 설립했다. 직후 키스아이비제십육차와 최태원 회장은 TRS 계약을 맺었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SK실트론 지분에서 발생하는 총수익을 지불하는 보장매입자(protection seller), 최태원 회장은 총수익수취자(total return receiver)이자 보장매도자(protection seller)였다.

TRS 거래구조_삼성증권.JPG 18.06 KB


TRS 계약은 특이하게 보장매도자에게 매수선택권을 부여하면서, 매수선택권 행사 시기를 "최초투자일로부터 기본정산일까지"라고 명시했다. TRS 계약의 기본정산일은 2022년 8월30일인데, 그 이전에라도 보장매도자가 해당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SK실트론 지분의 소유권은 키스아이비제십육차에 있지만 최태원 회장은 즉각적인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셈이다.

계약서는 또 키스아이비제십육차가 해당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려고 할 경우 보장매도자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가 SK실트론 지분의 소유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임의대로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이와 함께 최태원 회장은 TRS 계약을 맺으면서 본인 소유의 SK㈜ 지분 2843억원 상당(106만970주)을 담보로 제공했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의 SK실트론 지분가치와 비교하면 담보비율이 170%에 이른다. 보장매도자에게 매수선택권을 부여하고 임의매각 금지권을 준 것에 더해 과도한 담보까지 제공한 것이다.

이 같은 TRS 계약구조는 SK실트론 지분 10.0%를 매입한 삼성증권의 SPC 더블에스파트너쉽2017의2도 동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은 더블에스파트너쉽2017의2가 보유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에 대해 언제든지 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고, 임의매각금지권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근거해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키스아이비제십육차와 최태원 회장의 TRS 계약은) 개인에 대한 매수선택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고, 담보제공을 통해 개인이 신용위험을 전부 부담하고 있으며 SPC의 법인격이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판단은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 지분 29.4%의 실질적인 소유주이고, TRS를 이용해서 주식 파킹을 시도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2017년 LG실트론(현 SK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은 TRS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SK㈜는 NH투자증권이 설립한 SPC인 워머신제육차와 워머신제칠차와 TRS 계약을 맺고 19.1%를 사들였다. 나머지 29.4%는 최태원 회장이 키스아이비제십육차와 더블에스파트너쉽2017의2를 통해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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