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볼모 잡은 日경제보복…새우등 터지는 '삼성·SK·LG'
정부 "수입선 다변화·국산화율 확대" vs 업계 "비현실적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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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을 늘리라고요? 당장 실현 불가능한 뜬구름 같은 발상이죠."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 경제 버팀목으로 꼽히는 반도체산업을 정조준했다. 반도체 제조 핵심소재로 꼽히는 품목 중 일본이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갖고 있는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의 수출 장벽을 높였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규제가 현실화하더라도 당장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태연한 척 하면서도, 장기화할 경우엔 일본발 반도체 쇼크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8월 중 수출규제 강화 전망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소재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가지다. 일본 정부는 4일부터 한 달 가량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8월 중 수출제한과 관련한 개정된 시행령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각 기업별로 2~3개월 수준의 재고는 보유하고 있어 그 때까지는 큰 문제 없이 돌아갈 것"이라며 "아직 약 한 달간의 시간이 있는 만큼 그 사이 (일본 공급사에)최대한 주문을 많이 넣어 소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소재에도 제품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에 재고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에도 제한이 따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선을 다변화시키고 국산화율을 늘리면 되지 않겠냐는 얘기들이 있는데,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라면서 "이미 각 공정들은 특정 조합들에 맞춰 설비를 최적화해 둔 상태이고, 소재를 변경할 경우 이에 맞춰 다시 최적화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덧붙여 "특히 소재 기술력 면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첨언했다.

이런 까닭에 업계 내부에서는 반도체 시장 규모를 감안, 중국의 사드 때보다 더 큰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한국 넘은 '글로벌 타격' 나비효과 전망도

산업통상자원부도 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와 연이은 긴급대책 회의를 갖고 수급상황과 수입 대체 가능성 등을 집중 점검중이다. 

특히 삼성전자 경영진은 산업부 회의와 별도로 정부에 만남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삼성과 정부 회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국내 반도체산업에 미칠 영향과 피해 규모를 설명하고,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정부와 만나 2030년까지 반도체분야에만 133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던 터였다. 특히 삼성이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첫 발부터 직격탄을 맞게 생겼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해 하반기부터 극자외선(EUV) 양산을 시작할 예정인데, 해당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 레지스트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재 대상에 오른 반도체 소재들은 일본이 글로벌 전체 생산량의 70~90%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관련 기업들로서는 그야말로 최대 악재인 셈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넘어 세계 IT시장으로 번질 나비효과가 더욱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일본이 국제적 압박을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의 73%를 차지하고 있고, 올 1분기 매출 기준으로 세계 낸드메모리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은 수출규제 대상 소재들에 대한 주 소비자인 동시에 세계 메모리칩,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 공급자"라며 "한국기업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공급자인 일본은 물론 세계 기술·전자기업들에도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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