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분석’을 분석하다
"디지털금융의 패러다임 전환 인식"
①금융위 이해도 높지만…"스테이블 코인 연구·정책 대응 부족"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암호화폐 보고서를 냈다. 각국 정부가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에 주목하는 가운데, 그동안 암호화폐 금지 기조를 유지하며 말을 아껴온 정부가 리브라의 파급력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이다. 


블록체인 기술 연구소인 헥슬란트의 이진호 개발자는 “금융위가 기존에는 암호화폐를 투자 관점에서만 봤다면 이번에 리브라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관점에서 살펴본 것”이라며 “암호화폐가 통화로서 가져올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정부 기조에 변화가 엿보인다는 견해다. 


금융위는 리브라 백서의 내용을 소개하며 ▲송금 결제 서비스 ▲금융 소외계층 금융서비스 ▲편리성과 가격경쟁력 확보 ▲초인플레이션 국가에서 대안 화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치보장, 신속성, 범용성 등 주요 특징도 언급했다. 리브라의 구조와 향후 개발방향 등을 소개하며 이례적으로 1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 발표를 두고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을 계기로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있는데다, 자칫 글로벌 금융 흐름의 주류에서 벗어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토큰 이코노미 전문가는 “아직 우리가 국제 통화질서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낼 만한 영향력은 아니지만 흐름에서 이탈할 경우 발생하는 리스크가상당히 클 것이라는 입장이 내포돼 있다”고 추측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 블록체인 개발기업인 인블록의 채상우 대표는 “전 세계 수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SNS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탄생 뉴스에 가장 보수적인 금융집단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 산업 재편을 인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화인 블록체인협회 학장은 “금융의 디지털 속도가 빨라지고, 향후 시장구조가 암호화폐를 매개로 한 플랫폼 산업으로 재편될 것임을 보여준다”며 “세계 금융산업이 암호화폐 기반의 디지털 금융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인지한 것”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금융위는 리브라를 잘 이해하고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진호 개발자는 “기존 금융의 관점에서 암호화폐의 한계를 잘 분석했다”고 말했다. 최화인 학장은 “리브라의 주요특징 및 자산 성격, 향후 금융권에 미칠 영향 등을 간단명료하고 정확하게 분석했다”고 평했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연구나 분석이 미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간의 통념에 기초해 단순 정보를 수집한데 그쳤고,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어떻게 정책으로 반영하고 대응할 것인지 내용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채상우 대표는 암호화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으로서의 장단점외에 리브라를 하나의 암호화폐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허가형 블록체인이 향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할 경우 퍼블릭 블록체인의 합의 알고리즘이 스테이블 코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빠져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보고서를 보면 당장 국내 정책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리브라에 보수적인 미국 정책 당국의 움직임을 따를 것으로 점쳐진다. ICO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블록체인 연구 기업 대표는 "암호화폐를 부정적으로 보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그친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위가 리브라를 계기로 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최화인 학장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전환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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