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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죽, 식문화를 바꿔온 1등의 '자부심'
전세진 기자
2019.07.25 10:00:54
환자식 이미지 벗고 '건강한 한 끼' 인식 주력…28년째 죽 시장 부동의 1위

[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죽'이 환자식(食)이라는 이야기는 옛말이다. 이제 사람들은 건강하게 담백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죽을 찾는다. 황병민 동원 F&B 마케팅부문 HMR팀 과장은 동원 양반죽이 걸어온 28년 외길 역사가 이런 패러다임 변화에 깊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양반죽은 수산물 가공이 주력이던 동원그룹이 참치를 활용한 간편식을 개발하던 과정에서 탄생했다. 소고기나 전복 못지 않게 참치도 죽과 잘 어울린단 사실을 캐치해 내면서 1992년 참치죽을 출시하게 됐기 때문이다. 동원 참치죽은 국내 최조의 즉석죽이자 동원이 죽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참치죽을 선보이면서 죽 사업을 시작했지만 당시만 해도 죽은 환자식이란 개념이 강했던 시절이라 큰 빛을 보진 못했다. 자연스레 신제품 개발도 등한시 됐다. 그러다 2000년 웰빙 열풍이 불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죽이 건강식의 일종으로 취급받기 시작한 것. 이에 동원은 죽 시장의 성장성을 예견하고 본격적으로 즉석죽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물이 2001년 출시한 전복죽이다. 이 제품은 출시 당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1위(40%)를 기록하며 동원 양반죽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린 출발점이 됐다. 아울러 28년째 1등 자리를 지키며 국내 대표 즉석죽으로 자리매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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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민 과장은 이 같은 성공에 대해 "잠재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죽은 환자가 먹는 음식이란 편견과 싸워야 했다"며 "죽이 아플때 찾는 음식이 아닌 건강하고 부담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식감 변화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전통죽의 식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원은 맵쌀을 적극 활용했다. 씹는 느낌이 강한 제품을 출시해야 일반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즉석죽은 부실하단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부속재료도 충실하게 넣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황 과장은 "소비자들의 예민한 혀끝을 믿었다"며 "쌀알갱이 크기와 부속재료들의 작은 변화에 집중했던 것이 큰 호응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간편하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켰다. TV 광고 속 '바쁜 아침 든든하게', '전자레인지에 2분이면 땡!'의 구호를 삽입해 아침식사로 죽이 적합하다는 것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황 과장은 "양반죽 출시 당시만 해도 HMR 제품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라 전통적인 식사가 아니면 빵·씨리얼 등으로 대체해야 했다"며 "죽을 통해 아침식사 시장을 파고들 수 있다고 판단, 아침 식문화를 바꿔보자는 전사적 방향이 모아졌고 적극 공략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전복죽 출시 이후 후속제품을 지속 출시했다"며 "6가지 죽(참치·전복·팥·호박·야채·쇠고기)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18종의 맛을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죽 시장은 최근 5년간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가 됐다. 간편식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2014년부터 매년 40%가량씩 성장함에 따라 2015년부터 후발주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서다.

 

황 과장은 "동원 양반죽에게 지금은 위기가 아닌 기회와 도전의 순간"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 광주 공장 내에 3000평 규모의 죽 전문 생산시설을 확충할 수 있었고, 상온죽을 파우치 형태로 출시하면서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원 양반죽의 20여년간 외길 죽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충분히 고민했다"며 "본질인 '맛'에 집중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황 과장은 맛의 비결로 '양반 1등 비법'을 꼽았다. 양반 1등 비법이란 '가마솥 전통 방식'을 말한다. 죽을 미리 끓여놓고 용기에 담는 것이 아니라 쌀과 원재료를 함께 넣고 계속 저으면서 끊이는 것이다. 이렇게 끓이게 되면 쌀알이 뭉개지지 않아 살아있는 느낌이 나고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유지할 수 있지만 공정상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28년 업력으로 얻은 동원만의 노하우인 셈이다. 


치열해 지는 죽 시장에서 동원 양반죽은 소비자에게 '가공'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까지 전통과 정성으로 승부하는 브랜드로 남는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이 '빠르고 편해진' 세상에서 간단히 손이 가는 '죽' 한 끼일지라도, 건강함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란다는 이유있는 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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