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위기 ‘심화’
반도체 업체 긴장감 고조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정부에 대한 부당함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국제사회를 상대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지만 한·일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체된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가 WTO 협정 규범 위반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일본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몇가지 부적절한 수출 사례가 있었다며 '규제'가 아닌 '관리'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본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1대1 면담도 거절했다. 이날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일본 야마가미 신고 국장과 직접 면담을 갖길 원한다며 제안했다. 하지만 신고 국장은 답변을 회피, 준이치 이하라 주제네바 대사가 면담 요청을 거절한다고 밝혀왔다.


기대했던 WTO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피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찬성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사실상 아베 신조 총리의 서명만 받으면 오는 8월부터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수 있다.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접수를 시행했다. 수출 관리를 위해 신속 대응하겠다며 의견접수 기간을 단축하기까지 했다. 일본은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3만건 이상의 의견을 접수했으며 의견 가운데 찬성하는 의견이 9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 수집을 마무리지은 만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한국을 제외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기까지는 3주가량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수출 규제 품목이 확대될 수 있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산업 위상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총 1112개 품목이 수출 규제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수출금지 품목은 기존 수출규제로 인한 3대 소재(폴리이미드, 레지스트, 불화수소)에서 반도체 산업 핵심 소재인 웨이퍼, 반도체 제조장비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 부품의 경우 글로벌 웨이퍼의 절반 이상을 일본 기업 신에츠, 섬코(Sumco) 등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웨이퍼가 수출 규제 품목에 추가될 경우 일시적으로 수급 불균형에 따른 피해를 면하기 어렵다. 반도체 장비도 사정권 안으로 들어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체가 사용하는 수입 반도체 장비 중 32%가 일본 제품이다. 


현재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동맹관계 27개국이 포함돼 있다. 일본은 이 명단에서 특정국을 제외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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