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vs 금호석화, 엇갈린 입장차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놓고 신경전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공고를 발표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의 입찰 참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금호석화는 이 같은 발언에 황당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웃음을 짓고 있다. 비록 인수전 참여는 불가하지만 2대주주로 남아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완전히 손 떼게 된 금호그룹은 금호석화가 부러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25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에 매각할 방침이라고 천명했다. 


이외에도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논의한 지침은 더 있다. 박삼구 전 회장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매각공고 발표와 함께 "2010년 계열분리 당시 우리와 맺은 약속이 있어 금호석화는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채권단도 이에 동의, 박삼구 전 회장과 혈연관계에 있는 금호석화는 어떤 방식으로든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도록 지침을 만들었다. 


이 같은 금호그룹의 의견에 채권단이 동의한 건 박삼구 전 회장의 전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금호그룹과 관련이 전혀 없는 원매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박 전 회장은 과거 금호타이어 매각 건에서 채권단을 수차례 방해했다. 금호타이어에 이어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역시 박삼구 전 회장의 뜻이 온전히 담긴 매각은 아니다. 채권단은 형제간 사이가 좋지 않은 걸 알면서도, 박삼구 전 회장이 형제지간인 금호석화와 한 편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황당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과거 계열분리 시 박삼구 전 회장과 맺은 약속을 들어본 적 없다는 것이다.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은 없지만 인수 참여를 제한한 점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비록 인수전 참여는 불가할지라도, 금호그룹 입장에서 금호석화는 부러운 존재다. 새 인수자가 누가됐든 간에 2대주주인 금호석화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주식 11.98%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겠지만, 새인수자는 금호석화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인수자가 금호석화와 비우호적인 관계라면 인수 후 진행하는 주주총회에서 상당한 불협화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소송전까지 벌여가며 지킨 아시아나항공 지분 덕이다. 2010년 이들은 갈라서면서 서로의 보유지분을 매각하기로 약속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석화 주식을 모두 매각한 반면 박찬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석화를 상대로 소송까지 걸었지만 금호석화는 강제조항이 아니었다며 이를 여태 지켰다. 이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끈으로 작용하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금호석화 자체도 박삼구 전 회장에게는 부러운 존재다. 석유화학 업황이 역대급으로 좋지 않음에도 금호석유화학은 나홀로 미소를 짓고 있다. 에틸렌 가격 하락에 실적이 반토막 나는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에 비해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부문 호조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2018년 연결 영업이익이 2017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이 같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사세가 급격히 쪼그라든다. 한 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그룹은 60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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