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속' 블록체인협회 새출발
공신력 확보 최우선...특금법 개정안 참여위해 업계 소통 강화



수장이 바뀌면서 전면 조직 개편에 나선 한국블록체인협회를 둘러싸고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블록체인협회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협회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신뢰 확보다. 그동안 블록체인협회는 업계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인식도 해결 과제 중 하나다. 


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이 같은 인식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자성이 목소리도 많다”며 “올바른 생태계를 구성하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가 금기시되는 정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협회가 권한을 갖고 활동하기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아 암호화폐 거래소(이하 거래소)의 내부 통제를 강제하거나 실사를 실시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블록체인협회는 금융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내부통제 가이드라인도 협회를 통해 마련하는 등 블록체인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일본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업무 협력은 주로 협회를 통해 진행된다”며 “사실상 협회가 감독기관에 준하는 영향력과 공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취급업소도 자금세탁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글로벌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에 따라 업계의 자체적인 자금세탁방지안 마련이 분주한 만큼, 국내도 정부와 소통하며 공통의 자구책을 마련할 컨트롤 타워가 시급한 상황이다. 


앞으로 블록체인협회는 공정성 확보를 바탕으로 안으로는 조직을 개편하면서 업계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밖으로는 외연을 확장하고 금융당국과 스킨십을 넓히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협력 분야도 주력할 방침이다.


먼저 블록체인협회는 중장기 경영 전략과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전략기획위원회 신설 소식을 알렸다. 나머지 다수의 소위원회는 업무 효율성을 위해 통·폐합하며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와 투자자 보호 분야에 대한 연구와 활동도 고려 대상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오갑수 블록체인협회 신임회장은 글로벌 프라이빗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업무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R3는 씨티은행, 바클레이스, 영국 국가등기소 등 세계 200여 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코다의 운영주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거래소 관계자들 사이에서 협회를 향한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거래소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공석인데다 이렇다 할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계류를 둘러싸고 블록체인협회가 혹여 개정안 활동에 소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게다가 블록체인협회가 대형 거래소 위주로 활동한다는 뒷말도 나와 균형있는 소통도 해결할 숙제 중 하나로 꼽힌다. 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소통에 치우침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쓰며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블록체인협회 내 거래소 활동 비중이 높았으나 현재는 블록체인 관련해 전반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히려 거래소의 입장을 이야기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금융당국과 소통을 강조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협회가 정부와 소통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었다”며 “활동 계획을 설명하기보다 존재 이유를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협회가 거래소와 블록체인 업체들의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자금세탁방지 규제가 강화될 조짐이 보이는데 업계가 단합해서 규제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협회가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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