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운용의 태영건설 압박, 지배구조 영향은?
지주사 전환, 주가 부양 등 가능성

태영건설에 경영 참여를 선언한 머스트자산운용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사회 진입 등을 통한 경영 참여보다는 태영건설에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그룹의 취약해진 지배구조를 타깃으로 삼았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번 공시에서 가장 먼저 '최상위 모회사인 태영건설의 인적분할 등의 방식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언급했다.


태영건설은 이미 윤세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윤석민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현재 윤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7.15%다. 여기에는 서암장학학술재단의 지분 7.3%이 포함돼있다. 2021년부터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경우 실질적인 지분율은 30% 수준으로 낮아진다.


투자자인 머스트자산운용(15.22%), 국민연금공단(10.81%), 한국투자신탁운용(6.42%)의 현재 지분을 더하면 32.45%다. 만약 투자자들이 지분을 더 늘리거나, 서암장학학술재단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면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 지주사 전환시 'SBS미디어홀딩스' 변수


태영건설이 경영권을 안정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주사 전환이다. 태영건설을 인적분할해 태영홀딩스(가칭)을 신설한 뒤, 오너 일가가 태영홀딩스만 지배하는 구조라면 안정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변수는 태영건설의 자회사이자 미디어 사업 부문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다. 지주회사는 또 다른 지주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기 때문에 태영건설을 지주사 체제로 바꾸려면 SBS미디어홀딩스를 계열 분리해야 한다.


태영그룹 내에서 방송 사업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태영건설이 SBS미디어홀딩스를 외부에 매각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렇다면 오너 일가가 직접 인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문제는 그 비용이다.


태영건설은 현재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분 61.22%를 보유하고 있다. 현 시가총액(3064억원)을 기준으로 한 지분가치는 1876억원이다. 해당 지분을 오너 일가가 모두 인수하지는 않더라도 최소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만약 태영건설이 이러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SBS미디어홀딩스의 주가가 낮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 6년전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SBS미디어홀딩스의 몸값은 현재 3000억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핵심 계열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주가 부진은 태영건설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잡아왔다. 이에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번 공시에서 '미디어 사업 부문의 변화 방향'을 지적하며 태영건설을 압박했다.


또한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그룹 계열사인 블루원과 태영인더스트리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윤석민 회장의 여동생인 윤재연 태영건설 부사장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어 가족 간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쳐지는 곳이다. 블루원과 태영인더스트리의 실적 규모가 전체 그룹 내에서 미미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오너 일가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알짜 비상장 자회사, 기업가치 제고에 활용"


태영건설이 지주사 전환 없이 경영권 압박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방법은 주가를 부양해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지주사 전환이 투자자들에게 꼭 호재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과 인적분할을 통한 분할 과정이 복잡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게 최선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이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을 언급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태영그룹의 환경사업을 이끌고 있는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044억원, 영업이익 8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0%, 영업이익은 64% 성장하면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고 있다.


조단위 몸값이 충분히 가능한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이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태영건설이 가진 지분 가치도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은 현재 태영건설이 62.61% 지분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는 SK그룹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러한 점을 환기시켜 궁극적으로 태영건설의 기업가치 제고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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