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쇼크
펙사벡 실패, 1500억 공모자금 '반토막'
⑥임상 3상 R&D 비용 780억원 손절


우려가 현실이 됐다. 갖가지 추측과 소문이 끊이질 않던 항암제 펙사벡이 결국 DMC로부터 임상시험 중단 권고를 받았다. 파장 역시 심상치 않아 보인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어 단기간 내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임상 프로토콜 변경부터 잦은 임원 교체 및 주식매각 등 임상시험의 부정적 시그널은 이미 곳곳에서 포착돼 예고된 사고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임상중단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신라젠 이슈들을 따라가 봤다. 이미 팍스넷뉴스는 올해 초 임상에 참여한 전문가 취재를 바탕으로 특별 점검 기사를 작성해 시장에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신라젠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소송에 나서는 등 줄곧 강경 대응 입장을 견지했다.

신라젠이 간암 대상 '펙사벡' 3상(PHOCUS)의 조기종료로 2016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1500억원 규모 공모자금의 절반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젠은 2017년부터 2019년 1분기까지 연구개발비(R&D)로 788억원을 사용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348억원, 2018년 348억원, 2019년 1분기 90억원이다.


신라젠은 2016년 11월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상장 후 1500억원 규모 공모자금을 우선 펙사벡 임상 3상을 위한 비용 및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공모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추정한 펙사벡 3상 비용은 2016년 12월부터 2019년까지 780억원이다. 


펙사벡 3상 진행비용은 임상대행업체(CRO)에게 지급하는 용역비, 임상시험용 대조약 및 주사기 구입비, 임상시험실시기관 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보통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대상 환자 1명당 소요되는 비용은 최소 1억원인 것으로 알려진다. 1상은 20∼80명의 비교적 한정된 인원에서 실시하지만 3상의 경우 임상 디자인에 따라서 수백에서 수천명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펙사벡과 넥사바의 병용 3상의 경우 600명 실시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펙사벡 간암 3상의 조기종료로 상업화에 문턱도 가보지 못한 채 코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공모자금의 절반이 증발하게 됐다. 신라젠은 간암 3상을 접는 대신 펙사벡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에 R&D를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장암, 췌장암, 담도암, 위암 등 소화기 암종과 폐암, 흑색종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옵디보', '키트루다' 를 병용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라젠이 막대한 자금이 소모되는 임상비용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3월 1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투자가가 조기상환 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풋옵션 청구시점은 2021년 1월로 단기간 내 임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압박도 덩달아 커졌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70% 기준의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한도를 크게 밑돌고 있다. 30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7만111원이지만, 펙사벡 파동으로 두 거래일 연속 가격제한 폭까지 하락하면서 리픽싱 한도인 4만9078원에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1분기 기준 신라젠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71억원이다. 


송명석 신라젠 부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우수한 결과를 바탕으로 CB 투자자들에게 가치 공유를 위해 적극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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