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석 기자] 에스모는 2017년 경영권이 넥센에서 루트원투자조합 등으로 넘어간 이후부터 상장사 인수·합병(M&A)에 집중한다.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M&A에 쏟아부었다.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 진출 등 사업다각화를 위한 M&A라고 에스모에서는 설명한다. 

에스모는 2017년 하반기 428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과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단숨에 628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에이치엘컨소시엄, 현대차투자증권, 리앤인베스트먼트(현 에스모홀딩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확보한 자금 628억원 대부분은 상장사 M&A와 해외 자율주행 기술업체 인수 자금으로 사용된다. 그동안 에스모가 M&A에 사용한 자금은 약 615억5000만원이다. 상장사 최대주주로 있는 경영컨설팅회사 CB를 인수하거나 유상증자에 참여, 발행 CB 인수로 10%~20% 내외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식이었다. 

에스모가 본격적으로 상장사 M&A에 나선 시기는 2018년 6월부터다. 당시 에스모는 2차전지 설비업체 디에이테크놀로지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 전기차와 2차전지 기술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시 에스모는 25억5000만원을 투자해 디에이테크놀로지 주식 15만주(지분율 1.92%)를 장외에서 취득한다. 약 4개월 후인 2018년 10월에는 디에이테크놀로지가 진행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170억원을 투자, 지분율을 12.51%로 늘렸다. 이를 통해 에스모는 특수관계인인 박명관 디에이테크놀로지 대표(지분율 4.4%)와 함께 지분 16.91%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9년 4월에는 경영컨설팅업체를 중간에 둔 방식의 M&A를 시도한다. 경영컨설팅업체 씨앤원컨설팅그룹이 발행한 1회차 CB 중 일부인 157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해당 CB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씨앤원컨설팅그룹의 CB였다. 에스모는 2019년 3월 160억원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 출자했고 해당 펀드가 해산됨에 따라 자연스레 씨앤원컨설팅그룹의 CB 157억원어치를 양수받게 된 것이다. 

에스모가 씨앤원컨설팅그룹의 CB를 인수한 배경은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머티리얼즈(옛 네패스신소재)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씨앤원컨설팅그룹은 에스모머티리얼즈 지분 18.6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키스톤하이테크 제1호 투자목적회사'가 보유 지분 전량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다수의 기관투자자에 매각하면서 씨앤원컨설팅그룹이 최대주주가 됐다.

씨앤원컨설팅그룹은 현재 총 발행주식 수는 1만주로, 1회차 CB 전량(216억원 어치)을 보통주 전환 시 총 발행주식 수는 433만주가 된다. 에스모가 현재 보유한 157억원어치의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보통주 314만주를 확보, 지분율 72.5%로 씨앤원컨설팅그룹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또 지난 7월 에스모는 자율주행 사업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자율주행 전기차업체 나브야(NAVYA)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다. 나브야가 발행한 CB 263억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취득 예정일은 오는 9월 2일이다. 해당 CB의 보통주 전환시 에스모가 확보하게 될 지분율은 약 20%로 추정된다. 전환기간은 2020년 7월부터다. 

유로넥스트(프랑스 파리·네덜란드 암스테르담·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3개국의 통합증시) 상장사인 나브야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상용화에 성공해 차량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전 세계 20여개국에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150대 판매했다.